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시베리아의 힘





2019년 12월 2일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가스관 개통식이 열렸다. 양국 국경 근처 러시아 아무르주의 가스 기지에서 열린 개통 행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사장이 가스관 가동 명령을 내리자 중국행 천연가스 송출이 시작됐다. 러시아는 이 가스관에 ‘시베리아의 힘(Power of Siberia)’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역명에 ‘강한 에너지’라는 의미를 합성한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1996년부터 천연가스관 연결 사업을 협의했지만 중국의 공급 가격 인하 요구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협상이 급진전된 계기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이었다. 서방 제재로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의 요구 조건을 전격 수용했다. 2014년 5월 러시아는 30년 동안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고 그해 9월 1일 가스관 공사에 착수했다. 동부 시베리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중국에 보내는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의 총연장은 3000㎞에 이른다. 이 가스관을 통해 중국에 제공되는 천연가스는 연간 380억㎥에 달한다. 이는 중국 연간 소비량의 약 13%에 이른다. 러시아는 서부 시베리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에 이르는 총연장 2600㎞의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2’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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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프롬이 최근 “중국에 공급한 하루 가스 공급량이 5월 30일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역사적 사건으로 중국과의 긴밀한 우호 관계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3월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협력 동반자 관계 공고화, 광물자원 공급 협력 강화에 합의하는 등 에너지·자원 분야 연대도 가속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핵·미사일 도발을 일삼고 있는 김정은 정권을 감싸며 북한과도 밀착하고 있다. 북중러 결속에 대응하려면 한미일 3각 공조를 강화하는 등 안보와 국익을 위한 정교한 외교를 펼쳐야 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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