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진이 미국의 기자 출신이자 사회운동가 리처드 스미스 핑커톤 재단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조직 문화 쇄신 방향을 논의했다.
삼성은 5일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진행된 차세대 경영자양성 과정 교육에서 스미스 CEO가 특강을 했다고 밝혔다. 스미스 CEO는 '도전적 시대의 리더십'을 주제로 차세대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리더십 향상 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이번 특강은 임원들이 경영자가 되기 위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유연하고 건강한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보고자 마련됐다.
스미스 CEO는 1970년 미국의 유명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지의 기자로 언론에 입문했다. 이어 편집장을 거쳐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3년간 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미국 뉴욕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와 청년을 지원하는 핑커톤 재단의 CEO를 맡아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히 이번 특강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하는 '변화에 유연한 조직 만들기'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유럽 출장 후 "시장에 여러 가지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 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인재가 필요하고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과 스미스 CEO와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스미스 CEO는 미국의 불우 어린이와 가정을 돕기 위해 삼성전자 북미법인이 마련한 '삼성 희망의 4계절' 자선 모금 행사에도 꾸준히 참석하는 등 이 회장과 20년 이상 친밀히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특강은 이 회장이 2023년 삼성호암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스미스 CEO에게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미스 CEO는 지난 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아내인 윤순영 박사와 함께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하기도 했다. 윤 박사는 미국 미시간대 인류학 박사 출신의 재미교포 여성운동가로, 유니세프와 국제보건기구(WHO), 유엔 등에서 수십 년간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