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을 추진한다.
6일 행정안전부는 지역사랑상품권사업을 제외한 2024년도 예산요구안을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매년 5월 말 각 부처로부터 예산 요구안을 받은 뒤 관계부처 및 지자체와 협의하고 국민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정부 예산안을 편성한다. 이후 9월 초쯤 국회에 제출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역 소상공인 보호 차원에서 역점을 둔 사업이다. ‘이재명표 예산’으로도 알려진 만큼,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해 2023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행안부는 4700억 원의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요구했고 기재부는 이를 전액 삭감했다. 하지만 결국 국회에서 여야 대립 끝에 3525억 원이 편성됐다. 지역사랑상품권의 2022년 본예산은 6052억 원이었다.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전액 삭감을 다시 추진하는 것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율 주도 발행으로 해야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부 내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부터 “지역화폐는 효과가 개별 지자체에 한정되는 지자체 고유 사무로, 국가가 나라 세금으로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원)해주는 건 사업 성격상 맞지도 않는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추 부총리는 올해 2월에도 “지역화폐 등은 지방 재정문제”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올해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전년보다 40% 넘게 줄어들자 여러 지자체는 상품권 할인율을 낮추거나 발행 규모를 축소했다. 또한 행안부는 지자체가 1인당 구매한도와 보유한도를 축소하도록 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통상적으로 국비와 지방비 지원을 통해 10% 할인된 가격으로 지자체가 발행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 지자체는 2007년 17개에 불과했지만 2021년 2월 기준 191개(광역 10개+기초 181개)로 급증했다.
국비 보조금 지원은 2019년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특히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급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