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악 세수 펑크 보고도 선심성 추경에 매달릴 건가


재정 적자가 심각한데도 거대 야당은 선심성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위기일수록 재정은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고 국가 경제에 균형적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추경예산안 편성을 정부 여당에 요구했다. 그는 “초부자들에게는 퍼주고 민생 곳간은 꽁꽁 잠그면 경기 회복이 될 리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부채 이자 및 저소득층 물가 부담 지원 등을 명분으로 30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주장한 데 이어 또다시 추경 띄우기에 나선 것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국민은 물가와 대출금리·냉방비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낙관론이 국민의 탄식을 자아낸다”며 ‘에너지 추경’ 추진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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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수 펑크로 갈수록 재정 적자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수십조 원의 재정을 쏟아부어야 하는 추경을 거론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국세 수입은 134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조 9000억 원이 덜 걷혔다. 이대로 가면 세수 결손이 더 확대될 우려가 있다. 지난해 중앙정부의 국가 채무는 전년보다 94조 3000억 원 증가한 1033조 4000억 원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모자랄 판에 감액 추경은 고사하고 재정지출을 더 늘리는 추경을 편성하자는 것은 재정 건전성 포기 선언이자 책임 방기다. 더구나 재정지출을 늘리면 물가를 자극해 서민들의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

오죽하면 이 대표의 무리한 추경 띄우기를 두고 전당대회 돈 봉투, 김남국 의원의 코인 게이트 의혹, 자신의 연쇄 사법 리스크에 따른 당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겠는가. 더구나 현재의 재정 위기와 에너지난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포퓰리즘과 탈원전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런데도 이 대표는 ‘에너지 고속도로’ 운운하며 재정지출 확대만 주장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퍼주기보다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두텁게 핀셋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주당이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추경을 거론하기 전에 재정 준칙 법제화와 구조 개혁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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