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 등재가 올해도 불발됐다. ★본지 5월 11일자 23면 참조
8일(현지 시간) MSCI의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에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시장(EM)으로 분류됐다.
MSCI 측은 이번 리뷰에서 한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권리에 대해 “올 들어 한국 정부가 영문 공시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시행 후 이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함께 철저히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환시장 접근성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외환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범운영 실시를 앞두고 있다”며 “해당 대책의 영향에 대해 완전히 시행되면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과 함께 철저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또 MSCI는 한국 기업들이 주주명부 확정 2~3개월 이후 배당금 공시 시기를 확정하고, 예상 배당금을 제공하지 않는 점 등도 지적하며 제도 개선 이후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CI지수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각국 증시를 규모·제도 수준에 따라 선진(DM), 신흥(EM), 프런티어(FM) 시장으로 구분한다. MSCI 선진국 편입을 위한 조건은 △경제규모 △주식시장규모 △시장접근성 등 3가지다. 한국은 1992년 이후 줄곧 MSCI 신흥국지수(EM)에 머무르고 있다. 2009년에는 MSCI 선진국지수(DM)로 승격이 가능한 관찰대상국에 올랐지만 2014년 선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외됐다.
이에 정부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하며 외국인 등록제 폐지와 영문공시 의무화, 외환시장 개방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다만 최근 일부 종목의 폭락 사태를 초래한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며 공매도 완전 재개가 불발된 점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MSCI는 선진 지수 편입에 3가지 선결 조건(역외 외환 시장 개방 확대, 외국인투자자 등록 의무 폐지, 지수사용권)뿐 아니라 공매도 전면 재개도 주장했다.
앞서 증권가에서도 올해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나왔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주도의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은 긍정적 변화지만 MSCI 조건 충족에 미달한다”며 “올해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마이너스가 여전히 6개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관찰대상국 등재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