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수사에 불만을 표하면서 검찰과의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사를 요구하는 송 전 대표의 반복적인 행위가 자신의 구속을 막으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7일 서울중앙지검에 두 번째 자진 출석을 시도한 뒤 실패하자 1인 시위까지 감행했다. 지난달 2일 처음으로 ‘셀프 출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건희 여사 등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녹취록과 이정근의 전당대회 돈 봉투 관련 녹취록, 무엇이 중요한가”라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자신의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이어 송 전 대표는 “이정근 녹취록을 가지고 민주당 전체를 벌집 쑤셔놓은 듯 요란하게 수사를 하고 국회의원 2명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김 여사는 소환은커녕 서면 질문도 못 하고 있다”며 “고양이 앞의 쥐 같은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송 전 대표의 이러한 행태가 ‘정치적인 쇼’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기관의 일정을 피조사자가 정하겠다는 요구가 일반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조사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서 구속을 피하겠다는 속셈이 들어있다는 설명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나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보여줌으로서 오히려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것을 막겠다는 꼼수로 보인다”며 “(셀프 출석이) 송 전 대표의 아이디어인지, 측근의 권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악수라고 본다. 국민들 시선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도 “구속영장 발부를 막으려는 일종의 쇼, 퍼포먼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송 전 대표가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검찰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조사는 수사의 한 방식으로 수사팀이 실체 규명을 위해 필요한 시기에 부르는 것이지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요구하거나 재촉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변호사인 송 전 대표가 잘 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이런 행태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본인 및 측근들에 대해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수사 일정에 따라서 송 전 대표에 대해서도 필요한 시기에 출석 요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