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 분야 시민단체 등이 국민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3년간 40여억 원을 부정적으로 받거나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고용노동 분야 민간 보조금 사업 자체 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노동부가 2020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보조금을 받은 비영리 민간단체 1532곳을 감사한 결과 412곳(26.9%)이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은 3년간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신중년 사회공헌 활동 지원, 중장년층 취업 지원,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지원 등 26개 사업 명목으로 1532개 단체에 지원됐다. 총 규모는 4138억3000만원이다.
이 중 40억4100만원(851건)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반 금액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원금 부정수급 10억9000만원(26.9%) △목적 외 사용 5억8500만원(14.4%) △집행기준 초과 지급 4억4600만원(11.0%) △임직원 거래 3억1500만원(7.8%) △사적 유용 1억7500만원(4.3%) △선정 과정 부적정 3700만원(0.9%) △기타 13억9200만원(34.7%)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A단체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사업 수행 능력이 없는데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조금을 신청해 2800만원을 수령했다.
B단체는 근로자 10명에게 줄 인건비 명목으로 보조금 1억6700만원을 타내 근로자들에게 지급했으나 다시 돌려 받아 착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밖에 사용이 금지된 전기세 등에 보조금을 쓰거나 재직자에게 미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한 뒤 관련 보조금을 지원한 사례도 있다. 실업급여 수급 종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대상에게 보조금을 집행하거나 비대면 교육 참석자에게 식비·숙박비를 지원한 사례도 적발됐따.
노동부는 이 중 30억3700만원을 환수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보고서에서 "시설·장비·인력을 갖추지 못한 기관이 보조금 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보조 사업자 선정 방식을 개선하고 보조금 집행 기준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부 보조금을 허투루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라며 "투명한 회계와 엄격한 관리를 위해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비리·부정행위가 적발된 단체는 보조금을 환수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