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정유정(23)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살인을 부추긴 사람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9일 전파를 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정유정의 범행 동기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5년간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며 온라인으로만 소통했던 그에게 살인을 부추긴 사람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정유정 사건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과 유사하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 교수는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은 2명이 저질렀다고 하는데 이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않았다”며 “트위터에서 이 공범이라는 친구하고 온라인으로 계속 대화를 나눴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주범과 공범이 계속 대화를 나누다 공범이 ‘한번 해봐라’며 부추긴 것이 실제 살인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정유정을 온라인상에서 부추긴 사람이 없을까, 저는 제일 궁금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우울증 갤러리에서 투신했던 그 친구처럼 부추김을 당했던 건 아닌가 싶다”며 “충분히 사회적인 관계가 단절된 사람들에게 그 온라인 게시판이 유일한 세상을 향하는 통로고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물론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처럼 공범관계가 성립할 정도의 관계까지는 안 갔을 수 있다”면서도 “정유정의 프로필이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주범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말했다.
앞서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대생을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한편 정유정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5년간 별다른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단둘이 집에서 외부와 교류를 거의 하지 않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