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때 한국 건강기능식 업계와 헬스케어·뷰티 업계가 중국 덕분에 크게 성장했습니다만 지금은 문이 닫혔잖아요. 이제는 인도 시장을 전면 개척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8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타지마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뉴트리파이 투데이 C-스위트 서밋 2023’ 현장. 박준범 더마센트릭 대표는 행사에 참가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박 대표는 “중국 정부가 위생허가(NMPA) 비용과 기간을 상향 조정하는 등 각종 비관세 장벽을 쌓은 탓에 건기식이나 뷰티 분야 소기업은 중국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인도는 거대 시장인데다 중동 등 인접 지역 진출의 교두보인만큼 현재 시점에서는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 정부는 건기식 시장을 2030년까지 1000억 달러(약 129조 원) 규모로 키우기로 하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 산하에 관련 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이어 생산자, 원료공급자, 유통업자, 수출입 업자, 규제 기관이 모두 모인 민관 플랫폼 뉴트리파이 투데이를 설립하고 C-스위트 서밋이라는 포럼 행사를 지난해 처음 열었다. 올해는 35개국에서 건기식 뿐만 아니라 제약·의료기기·화장품 분야 기업·학계 관계자 600여 명이 모였다. 별도의 리셉션 공간에는 기업들의 홍보 부스를 설치해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는데 한국에서는 중소기업 5곳이 참여했다.
건기식 기업인 메타센테라퓨틱스 박명규 대표는 “체내 당독소를 유산균 제품으로 저감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를 부각시키면 과대광고로 걸린다”며 “부유층이 많아 하이엔드 제품 수요가 충분하고 규제의 허들이 낮은 인도에서 수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인구 14억 명의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소수의 부자들이 대부분의 부를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품질·고가인 한국 건기식·뷰티·의료기기 제품이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만하는 분석이다.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기업인 셀리턴 김일수 회장은 “인도의 1%는 그냥 부자가 아니라 어마어마한 갑부들”이라며 “LED 마스크처럼 개당 100만 원 넘는 고가 제품이 충분히 팔릴 수 있는 곳이며 특히 지난해 인도에서 K-뷰티 제품이 전년 대비 40% 성장한 것으로 볼 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에서는 K-팝과 K-드라마 영향으로 한국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인도 바이어들과 미디어들은 한국 제품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이미나 코스메틱 더 엘 대표는 “K-콘텐츠 인기와 함께 인도에서 한국 코스메틱과 이너 뷰티용 건기식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인도를 잡은 이후 중동까지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기기·건기식·화장품 수출 대행 기업인 닷츠의 박현수 대표는 “인도가 중국 인구를 넘어섰고 한류 열풍이 뜨거운 것을 감안하면 무조건 가야만 하는 시장”이라며 “인도가 제2의 중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 참가 기업들은 만족할만한 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김 회장은 “다른 박람회와는 달리 포럼과 함께 열리다 보니 대형 업체의 고위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며 “빅 바이어들과 현장 상담을 많이 한 만큼 후속 절차에 집중해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