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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혈액형 디바바(D--), 헌혈이 생명을 살린다

-희귀혈액 디바바(D) 수혈자 조태섭님

“2023년 1월 간이식 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가 제 혈액이 일반적인 혈액형이 아닌 디바바(D)라는 희귀 혈액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암담했었습니다.


적십자사에 문의해보니, 디바바(D) 혈액형은 30만 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희귀혈액형으로 국내에는 20명만이 같은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고, 그 중 아홉 분 만 헌혈이 가능했는데, 그 마저도 헌혈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디바바(D) 혈액을 보유한 현역 국군장병은 적십자사와 육군본부의 협조로 헌혈에 참여할 수 있었고, 맥박수치가 높아 헌혈이 불가했던 고등학생은 며칠 동안 헌혈의 집을 매일 방문하여 수치를 체크하며 결국 헌혈에 참여하는 등 여러분들이 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디바바(D) 혈액형으로 확인 된 아홉 분의 지원자 중 중 일곱 분의 소중한 혈액을 제공받아 성공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할 수 있었고, 지금은 일상생활에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디바바(D) 혈액형을 가진 그 아홉 분의 조건 없는 선의와 적십자사와 같은 관계기관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을 것입니다.

몸이 건강하고, 생명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헌혈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지, 언제든지 수혈을 받을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나 그리고 가족, 더 나아가서 우리 모두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 헌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표현으로도 부족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저에게 소중한 혈액을 주신 아홉 명의 헌혈자분들과 적십자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조건 없는 자발적인 헌혈 참여가 우리 가족과 이웃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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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로 한 여성의 다급한 연락이 왔다.

“제발 우리 아버지 좀 살려주세요.”

간경화 말기인 그녀의 아버지는 간성혼수로 섬망 증상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다행히 딸인 A씨와 공여 조건이 맞아서 간이식 수술이 결정됐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헌혈자 30만 명 중 1명에 불과한 희귀혈액 디바바(D) 보유자로 간 이식 수술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명 내외의 디바바(D) 혈액이 필요했기 때문에 적십자사로 연락을 해왔던 것이다.

'디바바(D)'는 혈액형의 하나로 Rh식 혈액형에는 'C,c' 'D' 'E,e'의 항원이 있는데, 이들 항원 가운데 D가 있으면 Rh(+), 없으면 Rh(-)가 된다. 간혹 D는 있지만 'C,c'와 'E,e'가 없는 경우가 있는데, 'C,c'와 'E,e'가 없다는 뜻에서 이 혈액을 'D'로 표기하고, 그대로 '디바바'로 읽는다.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적십자사는 최근 10년간 헌혈자 중 디바바(D) 혈액형일 가능성이 있는 헌혈자들을 접촉하여 헌혈 참여 가능여부를 확인함과 동시에 보도자료 배포와 방송 자막 송출 등을 통해 추가적인 헌혈자 확보에 나선 결과 아홉 명의 지원자를 확보할 수 있었고 그 중 일곱 명의 혈액을 확보하여 수술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의료기관에 공급하였다.

이렇게 예상치 사고나 질병으로 수혈이 필요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고, 생명을 존중하는 일반 국민들의 조건 없는 자발적인 헌혈 참여가 위급한 상황에 처한 우리 이웃을, 때로는 우리의 가족을 살리고 있다.

-6월 14일 헌혈자의 날 : 헌혈자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하다

2004년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적십자사연맹을 비롯한 4개의 국제기구가 ABO식 혈액형을 발견한「칼 랜드 스타이너」 박사의 생일인 6월 14일을 기념하고, 생명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헌혈자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제정한 「세계헌혈자의 날」을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1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였다.

올해 「헌혈자의 날」기념식은 광화문광장에서 ‘A름다운 B움으로 O늘도 행복한 헌혈자의 날!’이라는 주제로 헌혈자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념식 세레모니, 헌혈유공자 포상과 함께 기념품 제공, 혈액제제 과정, ABO 인생네컷, 심폐소생술, 헌혈버스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니 가족과 함께 방문하여 헌혈자의 날을 함께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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