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다시 당 내에서 설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홍 시장은 자신을 저격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주사파로 출발해서 팔색조 정치로 시류에 따라 수양버들처럼 옮겨 다니면서 임명직이나 다름없는 지역에서 나부대는 그런 사람은 이제 우리 당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14일 홍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와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해운대구갑에 지역구를 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어 “언제 변할지 모르는 카멜레온은 다시 제 자리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하 의원이) 그런 식으로 김기현 대표에게 아부하고 몸부림쳐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전날 당 지도부와 대통령 측근들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한 홍 시장은 "나는 이미 강북 험지에서 오랫동안 국회의원을 한 이력이 있다"며 "공천 받아 영남지역에서 안방 국회의원을 지낸 일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 과정을 설명하면서 "지난번에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고향에서 하고자 했으나 세 군데나 쫓겨 다녔다. 그러다 우리당 국회의원이 출마 안한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를 택해 무소속으로 나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선거라지만 내가 데리고 있던 국회의원들과 경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황교안 지도부가 당력을 총동원하고 곽상도 대구시당에서도 총력전을 폈어도 내가 당선됐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대구 무소속 출마는 서울 강북지역에 공천 받아 출마하는 것보다 당선이 더 어렵다"며 "더구나 지역 활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선거 37일 전에 대구로 가서 출마 선언을 한 기적 같은 선거였다. 저는 지도부에 충고할 자격이 차고 넘친다"고 자평했다.
그는 "(하 의원이) 천방지축 떠드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요즘은 시간이 많아 거지 같은 논쟁도 받아준다"며 쐐기를 박았다.
앞서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측근들조차 수도권을 버리고 지방으로 간다고 하고 그나마 서울 지역도 강북이 아닌 강남에 출마하겠다고만 날뛰고 있다"며 "비례대표를 했으면 강북 험지에 갈 생각은 않고 임명직 비슷한 지역에 기웃거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지도부를 향해서도 "내년 선거도 막판 막가파 공천으로 무책임한 선거를 치를 것인지 요즘 당 지도부 하는 거 보니 참 걱정"이라며 "선대위라도 빨리 구성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하 의원은 홍 시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홍 시장은)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고 화살을 날렸다. 하 의원은 전날 밤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번 (21대) 선거 때 당에서는 서울(험지)로 오라고 했는데 끝까지 거부했다"며 "그런 뒤 무소속으로 나갔지만 자기 텃밭(대구 수성을)으로 갔다. 따라서 다른 사람은 그렇게 이야기할 자격이 있지만 홍 시장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