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제너럴모터스(GM)가 이번엔 ‘지한파’ 사령탑을 영입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리더십 선임을 계기로 경영 정상화를 넘어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GM은 한국GM 신임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헥터 비자레알 GM 멕시코 판매·서비스·마케팅 부사장을 8월 1일부로 선임한다고 16일 밝혔다. 비자레알 사장은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해 기획·판매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로 10여 년 전 국내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어 ‘한국통’으로 분류된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1990년 GM 멕시코 아리즈페 공장에서 생산 프로젝트 엔지니어로 첫 경력을 시작해 기획 임원을 거친 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기획·판매 등 다양한 부문을 경험했다. 이어 2012년 한국으로 넘어와 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 부문 부사장을 맡아 3년간 일했다. GM대우라는 이름이 사라지고 한국GM 브랜드가 새롭게 출범한 시기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당시 한국GM 브랜드를 안착시키고 아베오·올란도 등 주요 신차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작업을 전담했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생산 극대화가 시급하다. 한국GM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트랙스 CUV 등 두 차종의 글로벌 물량 생산을 전담하고 있다. 이들 차종은 북미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공급 물량이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고품질의 신차를 신속히 생산해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한국GM에 시급한 과제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효율적인 공정 운영 등으로 시간당생산량(UPH)을 최대한 높이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랙스 CUV를 만드는 창원공장은 UPH가 60대로 설계돼 있지만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생산량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도 주요한 과제다. GM은 대중적인 모델의 ‘쉐보레’, 럭셔리 수입차 ‘캐딜락’, 픽업 전문 브랜드 ‘GMC’ 등 다양한 산하 브랜드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각 브랜드마다 판매 전략을 달리 수립하는 등 일종의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자레알 신임 사장은 멕시코 지역에서 GM 4개 브랜드의 판매를 맡은 경험을 살려 국내 시장에 맞는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신임 사장 선임을 계기로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9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GM은 트랙스 CUV 양산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도 매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1분기에도 흑자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로베르토 렘펠 현 한국GM 사장은 40여 년의 GM 근무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