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4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국내 증권사 중 두 번째로 자기자본(자본총계) 8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유증을 완료하면 종합투자계좌(IMA)관리, 부동산 담보 신탁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8조 원이 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유일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4000억 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단일 주주인 한국금융지주(071050)가 증자 대금 전액을 납입할 예정이다. 주당 발행가는 5000만 원이며, 납입일은 오는 29일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자기자본을 늘려왔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약 7조 61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지난해 연말(6조 5528억원)보다 1조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입한 이후 3000억 원의 주주배정 유증을 단행했으며, 최근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부터 1조 670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 원이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종합투자계좌(IMA) 관리 업무를 할 수 있다. IMA는 고객에 원금을 보장하되,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 은행과 경쟁하며 높은 수수료 수익이 기대된다. 또 은행만 하던 부동산 담보 신탁 업무도 허용되며, 발행어음 한도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규모를 8조 원 이상으로 늘린 것은 신사업 추진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