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가족이 집 청소를 하다가 지하실에서 1300만원어치에 달하는 동전을 무더기로 발견했지만 마냥 기뻐하지 못한 사연이 전해졌다.
1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존 레예스(41)는 지난해 가을 돌아가신 장인 어른이 살던 집을 청소하다가 지하실에서 1센트(페니) 동전이 가득 담긴 수십 개의 가방과 자루, 상자 등을 찾았다.
발견된 동전은 무게를 측정해 어림잡은 결과 약 100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약 1만 달러(약 1300만원)에 달하는 액수다. 레예스는 “너무 무거워서 손가락에 자국이 남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현재 미국에서 페니를 잘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옛날 동전인 탓에 지폐로 교환하기 위해선 상당한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레예스는 발견한 동전들을 지폐로 바꾸기 위해 관련 업체를 찾았지만 업체는 지폐로 바꿀 금액의 8%가량을 수수료로 청구했다. 차선책으로 해당 지역의 여러 은행에도 연락해봤지만 은행들은 금고에 여유 공간이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그러던 중 한 은행이 레예스에게 “해당 동전 중 희귀 동전이 있을 수 있으니 찾아보라”고 권했다.
미국 조폐국은 본래 1센트 동전을 구리로 만들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구리가 필수 요소였기 때문에 1943년 한 해 동안 아연으로 도금한 강철로 1센트 동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동전은 ‘강철 페니’라는 희귀 동전으로 여겨져 1996년에 8만2500달러(한화 약 1억 500만 원), 2022년에 30만 달러(한화 약 3억 8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이에 레예스는 “독일 출신 이민자인 장인어른께서 미국이 페니 재료를 구리에서 아연으로 바꿨을 때 (금속의) 미래 가치를 예상하고 동전을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레예스의 가족은 희귀 동전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동전들을 가져갈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레예스와 가족들이 머리에 쓰는 확대경까지 구입해 희귀 동전 찾기에 나섰으나, 동전이 너무 많아 전체의 1~2%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확인한 동전 중 희귀 동전은 나오지 않았다”며 “이 과정이 무척 고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치 있는 동전을 수집하는 전문가와 매니아들이 있다고 들었다”며 “장인어른이 모은 동전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팔고 싶다”고 했다. 레예스 가족은 이 동전 중 희귀 동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희귀 화폐를 거래하는 사이트에 장인어른의 동전을 2만 5000달러(약 3180만원)에 올려뒀다. 지금까지 해당 동전 관련 구매 문의는 약 300건 정도 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