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국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기관들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가 기관 내부에서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10곳 중 8곳을 넘어섰다. 최근 몇 년 사이에 ESG가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지만 막상 ESG에 대한 객관적 잣대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내용의 ‘국내 ESG 평가사에 대한 기업 의견’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기업 100곳의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3%는 국내 ESG 평가사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 기업 85%는 평가사 내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가령 ESG 관련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이 ESG 평가까지 함께 맡으면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기업 실무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ESG 평가사의 문제점으로는 가장 많은 64%가 평가 체계와 기준, 가중치의 미공개를 꼽았다. 평가 결과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46%에 달했다.
국내 기업들은 이에 따라 정부 등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ESG 평가 제도 전반을 관할해주기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ESG 평가 기관 가이던스에 대해 평가사 자율 규제(38%)에 맡겨두기보다 정부 및 유관 기관의 가이드라인 형태(60%)로 운영하자는 의견이 더 많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들이 ESG 평가 결과로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평가사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