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패션의 귀환에 대표 복고 아이템인 리본 머리끈과 두건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0일 카카오스타일에 따르면 이달 1~18일 지그재그에서 헤어 액세서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49배 증가했다. 가장 증가세가 두드러진 건 리본 머리끈이다. 리본 끈으로 머리카락을 땋는 헤어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같은 기간 두건 거래액도 4배 이상 성장했다. 면 소재 두건이 유행하던 1990년대와 달리 올여름에는 '커치프'라는 이름으로 니트와 레이스 소재가 인기를 끄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대표 복고 아이템인 똑딱 핀 거래액도 4배 가까이 늘었다. 이밖에 일명 '곱창 밴드'로 불리는 헤어 스크런치의 거래액도 3배가량 증가했다. 10~20대 여성들이 스크런치를 머리를 묶는 용도 외에 손목에 걸어 팔찌로 활용하는 유행이 나타난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엔데믹 후 맞는 첫 여름에 다양한 페스티벌과 휴가가 겹치면서 기본 액세서리에서 나아가 헤어까지 화려하게 꾸미려는 10~30대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며 "헤어 액세서리도 Y2K 등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품목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과 기대가 공존했던 새천년, 펜데믹과 닮아"
1990년대 거리를 휩쓸었던 패션이 재유행하는 건 기성세대에게는 추억과 향수로,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게는 새롭고 트렌디한 스타일로 인식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새천년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공존했던 과거의 상황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려 불안을 느끼는 동시에 희망을 꿈꾸는 현재 상황이 비슷한 점도 Y2K 패션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크롭 톱(배꼽티)과 로우 라이즈 팬츠(밑위가 짧은 바지), 미니스커트 등 당시 유행 스타일이 몸매를 자유롭게 드러내는 최근 트렌드와 맞아 떨어진 것도 주효했다.
리(Lee) 600억 매출…티피코시도 부활
복고 열풍에 힘입어 추억의 브랜드도 속속 부활하고 있다. 리(LEE)는 Z세대에게 더이상 청바지 브랜드가 아닌 스트리트 패션이다. '커버낫' 등을 전개하는 비케이브가 2021년 재론칭해 약 2년 만에 60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같은해 패션 기업 레이어가 부활시킨 '마리떼프랑소와 저버'도 350억 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무신사와 W컨셉 등 10~20대 찾는 패션 플랫폼이 주 판매처라는 게 공통점이다. 추억의 패션 브랜드 부활에 '겟유즈드', '옴파로스' 등 1990년대 인기 브랜드의 재론칭을 요구하는 40~50대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높다. LF는 실제 이같은 현상에 주목해 지난 4월 '티피코시'를 토탈 캐주얼 유니섹스 브랜드로 새롭게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