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비 투자를 하는 알뜰폰(MVNO) 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늘려 통신3사와 경쟁이 가능한 사업자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최저 통신요금 인하·단말기 추가지원금을 상향하고 일본·아세안 국가와 로밍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윤규 과학기술통신부 2차관은 20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서 설비투자에 적극적인 알뜰폰 사업자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도매대가 인하에만 의존하는 알뜰폰보다는 제도적 뒷받침 위에 설비 투자를 통해 통신3사와 경쟁이 가능한 사업자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알뜰폰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통신3사 자회사와 금융권 알뜰폰이다. 이들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전산·고객센터 투자로 인해 적자를 내고 있다. 반면 중소 알뜰폰은 별다른 설비 투자·서비스 개선 없이 도매로 받아온 회선을 재판매하면서 흑자를 보고 있다. 이에 도매대가를 추가 인하하면 ‘투자 없는 흑자’를 거둬온 중소 알뜰폰들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투자와 혜택을 연계해 알뜰폰 사업자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는 단말기 구매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책도 담긴다. 우선 현재 공시지원금의 최대 15%로 제한돼 있는 유통망 추가지원금 상한을 30%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박 차관은 “단말기유통법(단통법) 개정에 대한 여러 의견이 존재하지만 추가지원금 상향은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가 돼 있다”며 “조속히 입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연내를 목표로 최저요금 인하와 최적요금제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언급했던 로밍요금 인하는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은 물론 아세안 국가의 담당 부처 차관급 회담을 통해 로밍 요금 인하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박 차관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이동통신 출범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최근 제4이통 사업 참여 의지를 보인 미래모바일과 관련해서는 “현재 논의하는 사안은 없다”며 “신청이 들어온다면 경쟁력과 자격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