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가운데 K디자이너들이 20일(현지시각) 개막하는 파리패션위크에서 장외 홍보전을 펼친다. K푸드처럼 K패션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에르메스·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4년 봄·여름(SS) 파리 패션위크'에는 총 5개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한다. 삼성물산 패션 '준지', 한섬(020000) '시스템', '우영미', '솔리드옴므', '송지오'가 주인공이다. 오는 21일 솔리드옴므를 시작으로 각 디자이너들은 현지에서 프레젠테이션(PT)을 열어 전 세계 유명 바이어들에게 다음 시즌에 선보일 컬렉션을 소개하고, 판매 계약을 맺는다.
파리 패션위크는 런던과 밀라노, 뉴욕 패션위크와 더불어 글로벌 4대 패션쇼로 꼽힌다. 파리의상조합 정회원 자격을 얻은 전 세계 100여 개 브랜드만 참여할 수 있어 권위가 높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디올, 지방시, 벨루티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을 제외한 주요 아시아 국가의 경우 일본은 '옴므 플리세 이세이 미야케', '언더커버' 등 15개, 중국은 '지기첸', '펑첸왕' 등 4개 브랜드가 이번 시즌에 참여한다.
패션 업계는 유럽 시장에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이번 파리 패션위크 기간에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예로 한섬은 행사 기간 파리 마레지구에있는 편집매장 '톰 그레이하운드 파리'에서 쇼룸을 운영하는데, 쇼룸 방문객에게 한국과 관련한 정보를 전달한다.올해 1월에 열린 2023 가을·겨울(FW) 파리 패션위크 기간 운영한 쇼룸에는 20여 개국 200여 명의 패션업계 관계자와 바이어가 참가한 바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로 수출한 의류 금액은 3억 4552만 달러로 5년 전의 2억 8749만 달러보다 20%가량 증가했다. 1세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로 꼽히는 송지오는 2006년 파리 패션위크에 진출해 17년째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론칭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과 협업한 '클럽C 레거시 컬렉션 슈즈'를 선보인다. 오는 8월에는 파리 3대 백화점으로 꼽히는 쁘렝땅 백화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국내 디자이너 우영미가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우영미'는 2020년 파리 고급 백화점으로 꼽히는 르 봉 마르셰 남성관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며 K디자이너의 글로벌 시장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대기업 중에선 한섬이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한섬에 따르면 시스템 등 브랜드의 유럽과 북미를 포함한 수출액은 지난해 2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한섬은 2019년부터 이번 시즌까지 10회 연속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한다. 한섬 관계자는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와 견줘도 손색없는 K패션을 선보이기 위해 자사 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