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단독]너무 잘나간 罪…'십원빵' 법정 간다

관광상품 넘어 우후죽순 난립

"주화도안 도용 영리목적 안돼"

통화당국, 손배·형사訴 추진





통화 당국이 경북 경주의 관광 명물로 꼽히는 ‘십원빵’에 대한 법적 대응을 추진한다. 십원빵 제조 업체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화폐 도안을 도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조폐공사는 최근 십원빵에 대한 내부 법률 검토를 진행했다. 검토 결과 십원빵이 한국은행의 화폐 도안 저작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조폐공사 측의 결론이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십원빵은 (통화 당국의) 저작권을 침해한 사안”이라며 “법적 대응 여부는 한은의 결정에 따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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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원빵은 1966년부터 발행된 10원 주화를 본뜬 빵이다. 2019년 십원빵 제조 업체 A사를 시작으로 유사 업체가 우후죽순 늘며 경주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일부 십원빵 제조 업체는 프랜차이즈화해 서울·인천 등 일부 지역에도 매장을 냈다.

문제는 해당 업체들이 10원 주화 도안을 도용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 기준’에 따르면 화폐 도안은 한은의 허가 없이 영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한은의 승인을 받아도 화폐 도안 이용 기간은 6개월에 그친다. 해당 기준을 어길 경우 한은은 저작권법에 따라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한은은 이미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업체가 한은의 공식 요청에도 기존 도안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 십원빵 제조 업체 B사와 구두 협의도 진행했지만 해당 업체는 설비 투자비 등을 이유로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업체 측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와 형사소송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021년 9월 대통령 선거 후보였을 당시 경주의 십원빵 업체를 찾은 바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3월 경주 십원빵 업체를 방문했다. 그만큼 십원빵이 경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물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세종=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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