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CJ CGV, 1조 자본 확충…4DX 집중 투자로 글로벌 객석 채운다

팬데믹 직격탄 맞은 영화관

작년 손실 767억·금융비용 809억

재무구조 안정화 위해 자금 수혈

특별관 업고 해외 진출 속도

아바타 흥행에 4D플렉스 흑자전환

2년내 전세계 4DX 785개 → 868개

상영관 넘어 '라이프공간' 탈바꿈





CJ CGV가 재무구조 안정화와 사업구조 대전환을 위해 1조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한다. 현재 영화 상영에 치우친 극장 사업을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사업으로 혁신하고 4DX·스크린X 등 특수기술 기반의 상영관을 확대·수출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이번 자본 확충을 위해 CJ그룹의 전체 전략을 총괄하는 지주사 CJ가 전면에 나섰다. 그룹의 4대 성장 엔진 중 하나인 컬처 부문에서 CJ CGV가 비중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J CGV는 20일 이사회를 열어 총 5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청약은 9월 초에 실시된다. 대주주인 CJ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600억 원가량 참여한다. 이와 별도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CJ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현물출자할 계획이다. 현물출자가액은 법원 인가를 통해 확정되며 현재 회계법인의 평가액은 4500억 원 정도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유상증자 규모와 합하면 1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한 번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자본 확충은 우선 재무구조 안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오프라인 플랫폼의 상징과도 같은 극장을 운영하는 CJ CGV는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았다. 2020년 입장 관객 수가 역대 최다였던 2019년 대비 4분의 1로 감소했다. 멀티플렉스들은 줄어든 수익에 상영관과 직원을 축소했다. CJ CGV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각각 3887억 원, 2414억 원, 768억 원의 손실을 냈다. 2019년 564억 원이었던 금융 비용이 지난해에는 809억 원까지 늘어났다. CGV의 특별관 운영 자회사인 CJ 4D플렉스의 지난해 총자산은 1559억 원인데 총부채는 1308억 원이나 됐다. 이번 유상증자 자금 5700억 원 중 3800억 원이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90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1000억 원은 시설자금으로 쓰인다. 2027년 매출 목표는 2조 9209억 원이다.

CJ CGV는 이번 자금 수혈을 계기로 4DX·스크린X·4DX스크린 등 특별관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4DX는 오감 체험 특별관으로 물·향기·바람 등 21개 이상의 환경 효과와 모션체어를 결합해 관객의 몰입을 높이는 특별관이다. 스크린X는 좌우 벽면까지 화면을 확대한 상영관으로 시각적으로 넓어진 화면을 통해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4DX스크린은 4DX와 스크린X를 합친 것이다.



특별관의 인기는 높다. 지난해 여름 7·8월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4DX관 좌석 점유율은 66.5%로 같은 기간 일반관의 19.7%를 크게 웃돌았다. CGV 매출에서 특별관의 매출 비중은 2019년 16.2%에서 올해 5월 30.6%로 늘었다.

관련기사



CJ CGV는 특별관의 해외 확대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CJ4D플렉스는 이미 신기술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930억 원 중 180억 원만이 국내 매출이었다. 미국 매출은 254억 원, 일본 매출은 129억 원이다. 특별관은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이다. 4DX는 올해 2월 기준 미국·프랑스 등 69개 국가에서 785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크린X는 38개국에서 353개가 설치돼 있다. CGV는 2025년까지 4DX를 868개로, 스크린X를 618개로 늘릴 계획이다.

영화계의 회복과 맞물려 CJ CGV는 신사업 강화에도 나선다. 이번 현물출자에 참여하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정보기술(IT)력을 바탕으로 스마트시네마 구축 등 운영 효율화와 특수효과(VFX) 사업 확장, 극장 운영 및 광고 시스템 솔루션 사업에도 나선다. 현재 30명인 VFX 스튜디오 인력을 100명까지 늘려 할리우드 작품 제작도 수주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식음료(F&B) 부문을 고도화해 수익성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클라이밍·골프·스포츠바 및 소규모 공연장 등도 구축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도 협업할 예정이다. CJ ENM, 티빙, 스튜디오드래곤 등 그룹사들과도 접점을 늘린다.

CJ CGV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단순히 경영 악화에 따른 자금 수혈이 아니다”라며 “특별관과 콘서트 실황, 스포츠 경기 등 대안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미래 신사업 발굴을 통한 넥스트 CGV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미진 기자·한순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