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연구실표 치킨"…美 배양육 닭고기, 일반 소비자 판매 첫승인

업사이드 푸즈·굿 미트, 농무부 승인 받아

싱가포르 이어 세계 두 번째 시판 승인국

기업 150여곳 배양육 개발 중

"여러 과학·경제적 장애물 넘어야"

공장형 사육, 도살 빠진 '육식' 가능할까

식품 기술기업 '잇 저스트'(Eat Just) 계열사 '굿 미트'(Good Meat)의 세포 배양 닭고기 요리.AP연합뉴스식품 기술기업 '잇 저스트'(Eat Just) 계열사 '굿 미트'(Good Meat)의 세포 배양 닭고기 요리.AP연합뉴스




앞으로 세포에서 배양된 닭고기가 미국인들의 식탁에 오를 전망이다. 육식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동물 도살 문제의 해결책으로 ‘대체육’이 각광 받는 가운데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판의 길이 열리며 소비자들의 추후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 시간) 미 농무부(USDA)가 '업사이드 푸즈'(Upside Foods)와 '굿 미트'(Good Meat) 등 배양육 스타트업 2곳에서 생산한 세포 배양 닭고기의 일반 소비자 판매를 처음으로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배양육이란 가금류나 가축을 사육하지 않고 세포를 배양해 만든 단백질 식품이다. 채식주의와 달리 육류 식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되 도축 없이 과학실에서 개발된 고기를 먹는 셈이다. 축산업에 따라오는 온실가스 배출·녹지 파괴·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로워 ‘미래 대안 식품’으로 꼽히는 배양육은 현재 150개 이상의 기업이 수십억 달러의 자금투자를 받아 관련 개발 및 생산에 착수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약 2억 4700만 달러 규모로 평가된 배양육 시장은 2030년에 25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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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대체 단백질 기업 잇 저스트(Eat Just)의 연구실 모습.AP연합뉴스1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대체 단백질 기업 잇 저스트(Eat Just)의 연구실 모습.AP연합뉴스


농무부의 이번 승인에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이들 스타트업의 배양 닭고기의 시장 출하를 위한 식품 안전성을 승인한 바 있다. NYT는 “식료품점에서 실제로 배양육 닭고기를 사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연방정부 차원의 이번 승인은 배양육 개발 기업들에게 획기적인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잇 저스트의 최고경영자(CEO) 조시 테트릭도 "미국에서 배양육의 생산과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이번 발표는 우리 회사와 산업계, 식품 체계 모두에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우마 발레티 업사이드 푸즈 CEO는 "이번 승인은 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상용화를 위해서는 많은 과학·경제적 도전과제가 남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의 기업이 세포배양 육류와 해산물을 소량 생산하는 데만 성공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닭고기보다 지방 함량이 높고 맛이 복잡한 소고기의 경우 배양육 개발이 더욱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일반 소비자에게 낯선 ‘대체육’이 시장에 수용되고 구매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현재 유일한 배양육 시판국인 싱가포르에서 ‘굿 미트’ 판매량은 연간 5000파운드(약 2267㎏)인 반면 올해 전 세계 육류 생산은 3억 5000만t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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