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온 '20조원 실탄' 장전…배터리 공급망 넓힌다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속도'

SK온·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

美 에너지부서 92억弗 자금 조달

미·중·헝가리 공장 건설에 투입

3년 뒤엔 216만대에 쓸 물량 생산

블루오벌SK의 미국 켄터키주 1공장 건설 현장. 사진 제공=SK온블루오벌SK의 미국 켄터키주 1공장 건설 현장. 사진 제공=SK온




SK온이 최근 1년 사이 20조 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며 글로벌 생산 기지 구축에 속도를 낸다. 폭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중국·헝가리 등에 배터리 공장을 동시다발적으로 짓고 있는 SK온은 두둑해진 실탄을 앞세워 차질 없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완성해나갈 방침이다.



SK온은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합작해 만든 배터리 생산 법인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최대 92억 달러(약 11조 8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 차입 조건부 승인을 얻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이후 SK온이 국내외 정부 및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20조 원을 돌파했다.

SK온은 지난해 7월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헤르메스와 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수출입은행 등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2조 6000억 원을 확보했다. 이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 출자(2조 원)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1조 2000억 원), MBK컨소시엄 및 사우디 SNB캐피털(1조 1000억 원), 싱가포르계 재무적 투자자(5100억 원), 유로본드(1조 2000억 원) 등 다양한 채널에서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SK온의 전기차 배터리가 탑재된 미국 포드 F-150 모델. 사진 제공=SK온SK온의 전기차 배터리가 탑재된 미국 포드 F-150 모델. 사진 제공=SK온



1년 새 2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확보로 SK온은 글로벌 생산 기지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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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미국 DOE로부터 확보한 11조 8000억 원의 자금은 미국 생산 시설에 투자한다. 블루오벌SK는 계약을 최종 완료하면 미국 켄터키 1·2공장과 테네시 등 총 3개의 공장 건설에 확보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들 공장은 총 120기가와트시(GWh) 이상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1대당 105㎾h 배터리가 들어가는 전기차 기준 약 120만 대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나머지 자금도 글로벌 배터리 생산 기지 구축에 사용된다. 지난해 7월 조달한 2조 6000억 원의 자금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헝가리 이반차 배터리 공장의 투자 재원으로 사용된다. SK온은 헝가리 코마롬에 1·2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30GWh 규모의 이반차 공장이 완공되면 헝가리 공장의 총 생산 규모는 47.5GWh까지 늘어난다. SK온은 중국 옌청에도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제2공장을 짓고 있다.

SK온의 재무적 안정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3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하나를 짓는 데는 수조 원의 자금과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능력이 배터리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유다. SK온은 배터리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글로벌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섰는데 글로벌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한동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1년 사이 자금 조달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자금 조달 논란도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사업 본격화에 따른 영업 현금 흐름, 조인트벤처(JV)를 통한 파트너사와의 분담, 투자국가의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투자 재원을 차질 없이 확보해나갈 방침이다.

SK온 관계자는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는 SK온의 성장세가 이번 정책지원자금 확보로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조달 방안을 활용해 SK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도 “글로벌 공장 5곳에서 생산할 규모가 227GWh에 달하는데 전기차 216만 대에 쓸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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