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가 서울백병원 부지를 의료시설 용도로만 쓰도록 제한하는 정책 입안에 나선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지난 22일 민선 8기 취임 1년을 맞아 충무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폐원 대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백병원 재단인 인제학원은 지난 20일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했다. 학원이 1745억원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금싸라기 땅인 병원 부지를 매각하거나 상업시설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서울시가 부지를 의료시설로만 쓸 수 있게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제동이 걸렸다.
김 구청장은 “공공 복리를 위해서 사유재산을 어느 정도 제한하고 병원으로서 기능을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그 땅은 계속 의료기관으로 이용되도록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추진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 입안은 서울시나 구가 할 수 있는데 결정은 서울시가 한다"며 "시가 입안하고 결정하는 모양새보다는 기초단체인 중구청이 입안하고 시가 결정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구는 이달 중 입안과 관련한 구청 내부 의사 결정을 완료한 후 기초조사, 계획안 작성, 사전 협의, 열람공고, 유관기관 협의 등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후 구 도시계획위원회와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확정된다. 서울시에 안을 넘기기까지는 6개월 가량 소요된다.
김 구청장은 조만간 서울시가 중구 최대 현안인 남산 고도제한 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남산 기슭에 자리한 제 1·2종 일반주거지역 주택가들은 8m, 대로변에 있는 3종 준주거지역은 8m 이상, 20m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완화 폭이 이달 말께 발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