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 전문가들이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과 주가 저평가를 이유로 현대제철(004020)에 잇따라 매수 의견을 냈다. 이들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실망이 현대제철의 잠재력을 지나치게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 거래일보다 1100원(3.24%) 하락한 3만 2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초 3만 600원에 거래를 시작한 현대제철은 3월 3일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3만 8100원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월 22일부터 6월 23일까지 한 달 동안에만 주가가 6.94%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0.50%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유독 부진을 면하지 못한 셈이다.
현대제철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예상보다 회복이 더딘 철강 수요가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최근 별다른 경기 부양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철강 재고 소진이 둔화되는 점이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로 현지 건설 활동이 재개돼 철강 수요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연초 전망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의 건설 착공 감소도 현대제철 주가의 발목을 잡은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현대제철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너무 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신증권은 현대제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배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책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지만 최근 중국 철강과 원재료 가격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현대제철은 철강 시황이 반전하는 시점에 가장 부담 없이 매수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호평했다.
지난해 바닥을 찍었던 영업이익이 올 2분기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현대제철에는 호재로 평가됐다. 현대차증권은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8% 증가한 370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전 분기 대비 이익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철강 생산·판매량이 회복되는 가운데 올 1분기 글로벌 철강 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판매가와 원가 차이)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시장 수급이 회복되면 현대제철에 대한 투자심리도 나아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5만 원을 제시했다. 이는 이날 종가보다 52.20% 더 비싼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