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산나물축제에서 옛날과자 1.5㎏을 7만원에 판매해 논란을 일으킨 상인이 브로커에게 자릿세로 180만원을 낸 사실이 드러나면서 '바가지' 논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제기됐다.
21일 MBC는 전국 지역축제를 돌아다니는 노점상들에게 장사 자리를 연결해 주는 브로커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5월 열린 영양산나물축제에서 공식 축제 장터에서는 영양군이 책정한 저렴한 가격으로 산나물이 인기리에 판매됐다. 문제는 옛날과자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 상인이 있었던 비공식 축제장에서 일어났다.
이른바 야시장으로 불리는 곳은 운영주체부터 달랐다. 지역 상인회가 자릿세를 받고 노점상을 모집한 건데, 상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자릿세는 하루 5만원이었다. 그런데 바가지 논란을 불렀던 '옛날과자' 노점상은 야시장에 무려 180만원을 내고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회가 정한 공식 자릿값의 9배를 내고 들어간 것이다.
돈을 받은 사람은 상인회 관계자가 아니었고 '팀장'이라 불리는 브로커였다. 팀장은 축제조직위로부터 축제장 한편 야시장 공간을 전문적으로 낙찰받은 뒤, 전국 축제를 돌아다니는 외지 상인들에게 재배분하며 웃돈을 받았다.
브로커는 야시장 운영에 필요한 천막 및 현수막 설치, 전기 등 시설 설치, 흥을 북돋을 공연단 섭외 등을 이유로 중개료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자릿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브로커는 이번 영양산나물축제에서는 노점상들에게 대략 3000만원의 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고령인 노점상들은 이러한 사정에 대해 토로하며 "팀장이 축제 정보들을 다 안다. 우리는 발견을 잘 못한다. 전국을 떠도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냐", "배운 게 이것뿐이니까 이것밖에 못한다. 그렇다고 큰돈 버는 것도 없고 겨우 먹고산다", "시에서 500만원에 나온 자릿값이 1500만원까지 올라가는 것도 봤다. 중간에서 계속 해먹는다"고 호소했다.
영양군 주민들도 이번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미운털이 박힌 탓에 앞으로 지역축제가 제대로 열릴 수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M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