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알프스 '청정마을'에 아우디·도요타 광고 등장한 이유 [김기혁의 테슬라롱숏]

스위스 그린델발트 터미널에 ‘아우디 Q8 스포트백 이트론’ 광고가 붙어있다. 그린델발트를 전동화(Electrifying Grindelwald)하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기혁기자스위스 그린델발트 터미널에 ‘아우디 Q8 스포트백 이트론’ 광고가 붙어있다. 그린델발트를 전동화(Electrifying Grindelwald)하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기혁기자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중심 도시 취리히에서 남쪽 방향으로 기차를 타고 3시간 걸려 도착한 그린델발트. 이곳은 알프스에 있는 유럽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융프라우’를 보려는 관광객으로 붐비는 마을입니다. 아이거익스프레스라는 곤돌라와 융프라우 산악열차 등을 탈 수 있는 곳입니다.



아우디 ‘이트론’-도요타 ‘bZ4X’ 광고


그런데 그린델발트가 전기차 마케팅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케이블카역 곳곳에서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차 브랜드들이 저마다 전기차 모델을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목격한 광고는 아우디였습니다. 재밌는 건 광고 카피입니다. ‘그린델발트를 전동화(Electrifying Grindelwald)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광고에 나온 차량은 ‘아우디 Q8 스포트백 이트론’으로 중형 사이즈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입니다.

그린델발트 터미널 앞에 아우디 이트론 GT가 전시돼 있다. 김기혁기자그린델발트 터미널 앞에 아우디 이트론 GT가 전시돼 있다. 김기혁기자


아우디는 광고와 더불어 그린델발트 터미널 앞에 대표적인 전동화 모델인 ‘이트론 GT’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바전시 옆에선 바 형태의 ‘이트론 에너지바’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6월 중에도 흰눈으로 덮인 알프스 산맥이 보이는 곳에서 전기차를 전시한 것은 친환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됩니다.

그린델발트 내 한 케이블카 정거장에 ‘도요타 bZ4X’ 광고가 걸려 있다. 김기혁기자그린델발트 내 한 케이블카 정거장에 ‘도요타 bZ4X’ 광고가 걸려 있다. 김기혁기자


그린델발트에서 스키장 등 액티비티로 인기가 많은 ‘휘르스트’로 가는 케이블카역에도 도요타 광고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bZ4X’를 광고하고 있었는데 이 모델은 도요타 최초의 순수 전기차입니다. 광고에는 ‘100% 4x4’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스위스에서 4륜구동이 소비자가 구매 결정 때 중시하는 요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스위스 알프스 산맥 앞 작은 마을에 아우디와 도요타 등의 전기차 광고가 떡 하니 붙어있는 건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으로 분석됩니다. 내연기관차와 대비되는 전기차의 무공해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깨끗한 이미지의 알프스 근처 마을에서 대대적인 광고에 나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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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그린델발트에서 테슬라 차량이 주행하고 있다. 김기혁기자스위스 그린델발트에서 테슬라 차량이 주행하고 있다. 김기혁기자


인터라켄·그린델발트와 함께 스위스 내 알프스 관광지로 유명한 체르마트의 경우 아예 내연기관차 운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체르마트는 스위스의 관광 명소 ‘마테호른’이 가장 잘 보이는 전원 마을입니다. 자동차 운행이 금지된 시점은 1900년대 초반부터인데 주민들이 청정마을의 오염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합니다. 이제는 전기차만 체르마트에서 운행이 가능하며 대중교통인 버스도 전기버스만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전기차 보급 빠른 스위스, 테슬라 모델Y가 최다 판매


테슬라 모델Y테슬라 모델Y


스위스에서 알프스 인근만 전기차에 친화적인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스위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모델은 테슬라 모델Y입니다. 전체 판매 신차 22만6000대 중 2.2%의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모델Y의 2021년 대비 2022년 판매 성장률은 무려 254%에 달했습니다. 모델3는 판매 순위에서 5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스위스는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됩니다. 스위스 등 유럽에서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를 앞세워 청정 마케팅을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모델Y는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는 도요타의 코롤라로 전 세계 시장에서 90만4346대가 팔렸습니다. 모델Y가 86만4763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코롤라가 모델Y를 앞섰지만 3분기 이후로는 역전됐습니다. 지난해 3분기 모델Y 판매량은 23만9000대로 코롤라(21만3000대)에 앞섰고 4분기에도 각각 27만대, 21만4000대로 모델Y가 1위를 지켰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모델Y(32만6000대)가 코롤라(16만8000대)보다 2배 가까이 팔렸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계가 테슬라의 전략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테슬라 관련 소식을 쉽게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그린델발트=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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