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직후 군인들을 향해 경례를 해 화제가 됐던 세 살짜리 아기가 15년이 지난 올해 가오카오(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에서 최상위 성적을 거뒀다.
25일(현지시간) 중국 국영 CCTV에 따르면, 가오카오에서 랑정(18)은 쓰촨성 수험생 전체에서 상위 30명 안에 들었다. 중국 34개 성·자치구·직할시는 대학입시 문제와 전형 방식이 달라 등수도 따로 매기는데, 랑정은 상위 0.003%에 든 것이다. 베이징대 등 명문대들이 신입생으로 영입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중국 현지 언론들은 “폐허 속에서 구사일생한 아기가 키 185㎝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기적의 소년’의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원촨 대지진의 아픔을 잊지 못하는 중국인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계속 응원할 것”이란 댓글을 남겼다.
입학 원서도 내기 전에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와 인민대는 그에게 입학을 권고하며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랑징은 3살 때였던 2008년 5월 12일 쓰촨성 원촨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대지진 당시 무너진 유치원의 폐허 속에 갇혀 있다 10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8만 70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돼, 비통에 잠겼던 와중에 전해진 랑징의 극적인 구조 소식은 중국인들에게 큰 위안이 됐다.
특히 그가 폐허 속에서 구조돼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군인들에게 경례를 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경례 아기’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2019년 10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 때 소수민족인 창족을 대표해 단상에 올라 소년 선봉대 경례를 재연하기도 했다.
랑징은 “성장하는 동안 관심과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나 자신을 엄격하게 다스리며 열심히 공부했다”며 “어느 대학에 진학하든 감사한 마음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