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반 중고 오토바이 거래 서비스를 론칭해 250만 번 이상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기록한 A사. 리뷰 기반 뷰티 커머스 플랫폼을 개발해 150만 명에 달하는 해외 유저들을 확보하고 뷰티 업계에서 한류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B사.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지 몰라도 두 업체 모두 글로벌 거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베트남에서 참신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 단기간에 각 분야에서 1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하면 오랫동안 전쟁이나 유명한 관광지를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기업 관점에서 조금 더 알아보면 삼성·현대·LG·롯데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A사와 B사처럼 중소·벤처·스타트업들이 가장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3대 교역 국가다. 1992년 수교 이후 교역량이 175배나 급증했고 총수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9위에서 2022년 3위로 뛰어올랐다. 매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7%에 육박하고 30대 미만 젊은 층의 인구가 절반을 차지하는 등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회의 시장이다.
이러한 베트남의 경제적 위상에 걸맞게 현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으며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으로 양국 간 협력과 교류 확대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고 있다.
윤 대통령 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 205개 기업 중 70% 정도가 중소·벤처·스타트업이었다는 점을 보면 중소기업도 베트남을 기회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조성된 협력 분위기를 구체적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기회의 나라 베트남을 우리 중소·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동반자가 되도록 뒷받침하려고 한다.
우선 양국 중소·벤처·스타트업 생태계 간 교류를 촉진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 2016년을 ‘창업의 해’로 지정하는 등 혁신 창업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국가다. 올해 6월에 진행된 ‘영테크 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 베트남이 신청 국가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창업 열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양국 스타트업 교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난주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과 인허가 문제 해결과 교역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과학기술부 장관과는 혁신 기술 이전과 스타트업 교류 활성화 등을 위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양국 기업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인프라도 확충할 방침이다.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베트남 현지 특화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기능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거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것이다. 9월에는 베트남 진출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과 협업해 하노이에 코리아스타트업센터(KSC)를 신규 설치하고 양국 스타트업들이 함께 일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양국 정부 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민간 교류 활성화의 촉매제로 활용할 생각이다. 이미 베트남 기획투자부·산업무역부 등의 정책 담당자를 국내로 초청해 중소기업 정책 전반과 관련 인프라에 대한 시찰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활성화하려고 한다.
지난해 중기부 장관으로 취임한 후 중소·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미국·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프랑스·베트남 등을 다녔다.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 시절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가는 곳마다 우리 중소·벤처·스타트업들의 높은 경쟁력과 혁신성이 전 세계에서 통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혁신 아이디어로 무장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 나아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 대한민국’을 구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