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미, 무대 찢었다"…BTS 슈가 솔로 투어, 잠실 열대야 달궜다

“두 달 동안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과 함께 월드투어가 이렇게 재밌다는 사실을 다시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다시 무대에 섰을 때는 (방탄소년단) 7명이서 서아죠.”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의 첫 솔로 월드투어 ‘D-데이’가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을 마지막으로 열리며 2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날부터 열린 양일 공연에는 1만 5000명의 관객이 참석하며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공연에서는 슈가의 또 다른 자아인 ‘어거스티 D’가 관객들을 맞았다. 슈가는 ‘어거스트 D’라는 이름을 내세워 기존 BTS 음악과는 다른 결의 음악 세계를 선보여왔다. 그의 믹스테이프(비정규음반)인 ‘어거스트 D’ ‘D-2’에 이어 탄생한 결과물이 지난 4월 발표된 첫 공식 앨범인 ‘D-데이’다. ‘D-데이’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2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4월 미국 뉴욕 벨몬트 파크에서 시작된 슈가의 월드투어는 뉴어크·로즈몬트·로스앤젤레스(LA) 등 북미를 거쳐 자카르타·일본·방콕 등 아시아 투어까지 무사히 마쳤다. 이렇게 슈가가 만난 관객들만 28만 명에 달한다.

이날 서울 공연에서도 팬들의 함성은 잠실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팬들은 댄서들에게 실리면서 등장한 슈가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슈가도 힘을 실어 ‘해금’ ‘대취타’ ‘어거스트 D’ 등 음반 타이틀곡을 연달아서 선보였다. 박진감 넘치는 슈가의 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금’ ‘대취타’에서는 전통 소리가 함께 나와 이색적인 느낌을 더했다.





슈가의 솔로 공연이었음에도 BTS의 빈 자리는 느껴지지 않았다. 슈가가 ‘트리비아 전: 시소’를 부르면서 꺼내든 기타에는 그를 향한 BTS 멤버들의 응원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멤버들은 슈가의 공연에 직접 방문해 반가운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슈가는 “멤버들이랑 하다가 저 혼자 하려니까 굉장히 쓸쓸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제 형제들이 와 있다”며 공연장에 BTS 멤버 뷔·정국·지민이 와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팬들은 슈가의 노래 ‘사람 Pt.2’에서 가수 아이유의 피처링을 대신해 ‘떼창’을 불렀다. 이에 슈가는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 무대 전 피아노 앞에서 팬들의 구호에 맞춰 직접 반주를 선보이며 화답하기도 했다.



슈가와 호흡을 맞춘 스타들의 자취들도 이어졌다. 전날 공연에서 가수 싸이가 방문해 슈가가 피처링한 자신의 노래 ‘댓댓’에 맞춰 유쾌한 무대를 올렸다. 지난 3월 작고한 세계적인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한 ‘스누즈(Snooze)’ 무대에 앞서서는 “머나먼 여행 평안하시기를 빕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생전 고인과 슈가가 함께한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이 끝나자 일본 관객 일부가 “아리가토(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공연 중간 “오늘 아미, 무대 찢었다”라고 팬들을 칭찬한 슈가는 막바지에 이르러 “제 솔로 투어 마지막 서울에서의 공연이 여러분들 덕분에 정말 즐거웠다. 최고의 시간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오는 8월 4~6일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D-데이’ 서울 앙코르 공연이 열릴 것이라는 깜짝 발표가 이뤄지자 장내에는 기쁨의 함성이 쏟아졌다. 슈가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체조에서 보자”며 화려한 무대를 매듭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