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기자의 눈] 퍼포먼스 아닌 진짜 민생정치 할때


여야 대표가 회동하기로 합의한 지 꼬박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식사 회동 제안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책 대화를 역제안하고 TV 토론을 하기로 합의하는 과정은 마치 생중계되듯이 양당의 실시간 입장문을 통해 공개됐다. 며칠 내라도 두 대표가 마주 앉아 민생 정책을 논의할 분위기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대표의 회동이 성사되기 쉽지 않겠다는 흐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실무진 협의까지 했다는 여야는 어느 순간부터 ‘비공개 회담’ 여부를 놓고 차일피일 회동을 미뤘다. 회동의 진척 상황을 묻는 취재진에게 여야는 “비공개 회담을 하자니 야당에서 답이 없다” “애초에 그런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은 적이 없고 대답이 없는 것은 여당”이라며 서로를 탓하기만 했다.



그사이 양당은 이 대표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면담과 김 대표 아들의 가상자산 논란으로 헐뜯기 바빴다. 이달 19~20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때는 서로를 겨냥한 비난 발언을 쏟아내며 거친 신경전을 펼쳤다. 무엇보다 여야가 비난의 화살을 상대에게 돌리는 동안 그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던 민생 경제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지난 1년간 물가는 2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심지어 1년 전 80만 개가 넘게 창출됐던 일자리는 40만 개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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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애초에 두 대표가 정책 대화에 나설 의지가 확실했다면 회동 형식을 따지며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어불성설로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당 대표가 이번 회동의 공통 목표로 내세운 것이 ‘민생 회복’이지만 실상은 보여주기식 발언을 내뱉고 뒷수습은 나 몰라라 하는 전형적인 퍼포먼스 정치 형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인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찾는 모습이다. ‘내가 더 챙긴다’는 식의 생색내기를 멈추고 진짜 민생 정치를 해야 할 때다. 그렇게 못한다면 여야 모두 민생 경제는 안중에도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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