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총리실 산하에 ‘외국 인력 통합 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에 대한 탄력적 대응에 나선다. 조선·건설업이나 중소 제조 기업, 농촌 현장의 극심한 인력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관련 기사 [외국인 쿼터제 총체적 부실] 1월3일자 시리즈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된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서 “정부의 노력에도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외국 인력을 종합적·탄력적으로 운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한 총리는 “총리실 산하에 외국 인력 통합 관리 TF를 꾸리고 관례 체계를 조속히 정비하겠다”고 답했다.
정부가 외국 인력 관리 체계 개선 방안으로 총리실 산하에 TF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것은 외국 인력 관리 담당 부서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는 점이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비전문 인력은 고용노동부에서, 계절성 농촌 인력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수급을 주도한다”며 “한편 선원 취업은 해양수산부 소관이고 이 모든 인력들에 대한 비자 문제는 법무부가 관할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영역마다 개별 부처로 기능이 나눠져 있다 보니 효과적인 대응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를 조절하고 통합할 기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총리실 산하에 TF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지시가 최근 불거진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인력이 부족해 아우성인 곳은 산업 현장과 농촌”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윤 대통령의 지시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이민청 설치와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민청 설치는 법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정부 논의를 마무리 지은 뒤 정부조직법까지 개정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사이 (산업·농촌 현장의 인력난에 대응할)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산업 현장의 인력난 호소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숙련 기능 인력 비자(E-7) 요건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자 발급 요건을 근무 경력 5년에서 4년으로 완화하고 올해 5000명으로 예정된 선발을 조기 마무리하는 한편 하반기에 추가 모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7은 출국 없이 지속적으로 체류를 연장할 수 있어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