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감기만 해도 새치 커버" 염색샴푸, 브랜드만 보고 고르면 안되는 이유[헬시타임]

김범준·석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팀

모다모다·아모레퍼시픽 제품 비교 연구

염색 원리 따라 효과-모발 손상도 달라져

모다모다(왼쪽)와 아모레퍼시픽의 염색샴푸 제품 사진. 사진 제공=각 사모다모다(왼쪽)와 아모레퍼시픽의 염색샴푸 제품 사진. 사진 제공=각 사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모발 염색의 번거로움을 덜어준다는 편의성을 토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염색샴푸 대표 제품을 비교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범준, 석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염색 원리가 다른 염색샴푸 2종을 비교 평가한 결과, 염색 효과와 모발에 대한 영향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제품은 갈변 방식 샴푸인 모다모다의 ‘프로체인지 블랙샴푸’와 코팅 방식 샴푸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려 더블이펙터 블랙샴푸’ 두 가지다. 모다모다 제품은 폴리페놀이 함유된 특허 성분(Black Change Complex)이 산소, 햇빛과 반응하면서 새치가 흑갈색으로 점진적으로 변하는 효과를 유도한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제품은 특허출원 새치 커버 성분을 사용할수록 모발을 코팅시키는 효과가 누적되어 새치 커버 효과를 준다는 차이가 있다.

염색 원리가 다른 두 염색샴푸 후 모발 표면 하이드록시 라디칼 비교(형광현미경검사). 사진 제공=중앙대병원염색 원리가 다른 두 염색샴푸 후 모발 표면 하이드록시 라디칼 비교(형광현미경검사). 사진 제공=중앙대병원


연구팀은 이들 두 제품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각각의 제품으로 10회 샴푸한 후 모발의 밝기, 색상 유지력, 강도, 부드러움, 탄력성, 윤기, 수분 함량, 단백질 함량 및 모발 구조 등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코팅 방식인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갈변 방식인 모다모다 제품에 비해 더 어둡게 염색되며, 모발의 큐티클(cuticle) 간 들뜨는 현상을 감소시켜 모발의 거칠기가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석 교수는 “큐티클은 모발의 표면에서 비늘 형태로 되어있으며 물리적 화학적 자극으로부터 모발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층으로 모발 손상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모발의 인장 강도, 윤기 및 탄력성은 두 방식의 샴푸에서 효과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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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따르면 갈변 방식인 모다모다 제품은 코팅 방식인 아모레퍼시픽 제품에 비해 모발의 ‘하이드록시 라디칼(hydroxyl radical)’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드록시 라디칼은 자외선, 미세먼지 등의 외부 요인과 노화에 의해 발생되는 활성산소종으로 산화스트레스를 유도한다. 피부 세포와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고 피부 방어 체계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이들 제품을 장기간 사용했을 때 발생 가능한 알레르기 등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석 교수는 “염색 원리가 다른 두 샴푸 모두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새치 커버는 잘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염색 방식이나 원리에 따라 장기간 사용시 모발 손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모발 코팅 방식의 샴푸는 모발 염색 효과와 거칠기를 개선한 반면 갈변 방식의 샴푸는 모발의 색 유지 기간이 좀 더 긴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모발의 큐티클 방어층의 손상 가능성이 있는 지표가 일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모다모다의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유럽에서 화장품 등의 원료로 사용이 금지된 THB(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던 제품이다. THB(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는 유전독성(장기 반복노출시 암 유발)과 피부 감작성(접촉성 피부염) 등을 일으키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연합(EU)은 2020년 12월 THB 성분을 화장품 등 원료 사용 금지목록에 포함시켰고, 이듬해 9월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품 출시를 금지시켰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1월 EU 평가 결과와 자체 위해 평가,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THB 성분 사용 금지를 추진한 바 있는데 같은 해 3월 말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가 위행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내리면서 일단락 됐다. 이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서 관련 제품은 물론 원리가 같거나 다른 염색샴푸 여러 제품이 출시되며 시장을 키워가는 중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염색 원리에 따라 갈변 방식의 샴푸와 코팅 방식의 샴푸의 장단점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좀 더 다양한 연구와 장기간 임상연구를 통해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헤어칼라 샴푸들의 효능 검증은 물론 알레르기, 두피 가려움증, 모발 손상과 같은 안전성에 관한 장기 반복과 관련된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스킨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Skin Research and Tech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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