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를 둔 채 위장 이혼했다는 의혹을 규명하지 않은 채 조계종에 환속을 신청한 도연스님(37)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7일 ‘SNS 절필’을 선언한 지 약 20일 만이다.
그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렬하게 타오르는 욕망과 증오로부터 도망가야 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스님은 영상에서 “우리가 보통 엄청 누군가를 미워한다거나 누군가를 엄청 좋아하는데 이런 것들이 나에게 둘 다 고통을 준다는 것"이라면서 "뭔가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할까. 내가 좋아하는데 그 사람을 내가 얻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나를 고통케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 자꾸 만나면 어떡하지, 싫은데 가다가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들이 든다"며 "근데 이런 마음이 자꾸 자꾸 일어난다는 것. 그런데 이런 마음들은 내가 이기기가 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그러면 되게 강렬하게 타오르는 어떤 불길 같아서 그럴 때는 작전상 후퇴를 해야 된다"면서 "어떻게 후퇴하느냐. 호흡으로 돌아온다든지 걷는다든지 내가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것에 관심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님은 또 이날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판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는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에 이른 것.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우리의 진정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라는 웬델 베리와 "내가 숲에서 살기로 작정한 것은 내 의도에 따른 삶을 살면서 삶의 본질적인 측면과 접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또 죽는 날, 삶이 내게 가르쳐 줄 수 있었던 것을 배우지 못했고, 그래서 내가 삶이란 것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을 인용했다.
3일 전부터는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등 노래를 커버한 음악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이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자신의 의중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님은 현재 관련 의혹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의 수사기관격인 호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조계종이 도연스님이 제출한 환속제적원을 승인할 경우 호법부 조사와 징계 절차는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직접 환속을 원한다는 뜻을 종단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환속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스님은 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이를 증명하라는 종단의 요구에 대해 전 부인이 응하지 않아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지난 7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한동안 SNS 활동을 쉬고자 한다"면서 "이번 일을 통해 조계종 종단에 부담을 주고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당분간 자숙하고 수행과 학업에 정진하는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님은 200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에 입학 후 바로 출가해 10년 뒤 기술경영학과 학사로 학업을 마쳤다. 봉은사에서 명상지도법사로 활동하며 공중파 방송에도 자주 출연했다. KBS ‘아침마당’, SBS ‘모닝와이드’, MBC ‘생방송 오늘아침’ 등에 나와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반창고', '혼자가 되었지만 홀로 설 수 있다면' 등의 베스트 셀러를 출간한 스타 스님으로 다양한 저술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