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삼계탕 간편식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각종 원재료값 상승에 외식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하자 집에서 저렴하게 보양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수요가 뛰자 식품 업체들은 올해 판매 물량을 확대하고 '홈 보양족' 잡기에 나서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과 신세계푸드(031440)는 올해 삼계탕 간편식 생산량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확대했다. 삼계탕 간편식은 6~8월에 연매출의 60% 이상이 집중되는데, 올해는 지난달부터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비비고 삼계탕'의 올 1~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고, 이달 들어선 3배 가까이 뛰었다. 신세계푸드 '올반 삼계탕'도 올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었다.
삼계탕 간편식 인기 요인으로는 외식 물가 대비 저렴한 가격이 꼽힌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1㎏) 가격은 1만 6423원으로 1년 전보다 13% 올랐다. 비비고 삼계탕(800g)의 경우 판매가가 9980원으로 g당 가격은 외식보다 25%가량 저렴하다. 특히 생닭과 수삼, 찹쌀, 대파 등 재료 값 상승과 노동력 등을 고려해 직접 조리하는 것보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것도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생닭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1㎏ 기준 6189원으로 1년 전보다 9%가량 뛰었다.
여름 '효자 상품'인 삼계탕 간편식 시장이 커지면서 브랜드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국내 가공식품 삼계탕 시장규모는 2021년 325억 원에서 지난해 331억 원으로 증가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매출 상승폭을 고려하면 올해는 4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닭 통다리와 안심살을 넣은 '비비고 누룽지닭다리 삼계탕' 등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확대하고 신규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초 닭 육수에 한우사골 육수를 더한 '한우사골삼계탕'을 내놨다.
삼계탕 가공 기술에 수출량도 증가세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계탕 수출액은 16만 2830달러로 2019년 11만 1690달러에서 3년 새 46%가량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K푸드 인기에 K보양식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면서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삼계탕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