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타워크레인 월례비는 임금”…근절 나선 정부에 법원 ‘제동’

대법, ‘월례비 부당 쟁점 소송’ 상고 기각

“불법 관행으로 근절” 정부 판단과 배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대원타워렌탈에서 타워크레인 조종사 교육프로그램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대원타워렌탈에서 타워크레인 조종사 교육프로그램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타워크레인의 월례비를 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파장이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는 건설현장에서 월례비를 요구하는 관행이 부당하다고 보고 여러 제재안을 마련하고 대대적 수사를 벌여왔기 때문이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대법원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은 이날 공사업체 A사가 타워크레인 운전기사 16명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 대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이 소송은 타워크레인 운전기사 16명이 2016년 9월부터 약 3년 간 타워크레인 운전을 하고 A사로부터 받은 월례비 6억5000여만원이 정당했느냐가 쟁점이다. A사는 공사 지연을 막고 관행에 따라 월례비를 줄 수 밖에 없었다며 월례비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운전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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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쏠린 판결은 올해 2월 이뤄진 법원의 2심이다. 2심은 월례비에 임금 성격이 있다고 봤다. 이는 정부가 월례비를 요구하는 관행이 부당하다는 판단 아래 근절에 속도를 내온 방향과 충돌하는 판결로 해석되면서 주목됐다. 동시에 정부는 대법원의 판단이 이뤄질 사안이라고 유보적인 태도였다.

하지만 대법원도 이 취지의 2심을 인정하면서 정부의 월례비 근절 대책과 수사는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월례비를 요구하는 운전기사에게 공갈죄 처벌이 가능하다고 대응해왔다. 경찰도 이 논리로 대대적인 건설현장 수사를 벌여왔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월례비를 받고 태업하는 타워크레인 운전기사에 대해 최장 1년 면허를 정지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이 소송을 담당한 민주노총 광주법률원 소속 김성진 변호사는 “대법원은 월례비 요구가 공갈이라는 판단으로 이뤄진 수사와 제재의 전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정부는 대법원의 판단대로 월례비를 임금으로 인정하고 기존 대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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