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이 29일(현지 시간) 대학 입학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정책을 위헌으로 판정하면서 흑인 대법관 2명의 대립도 불거졌다. 이들은 보수 성향 흑인 남성 대법관인 클래런스 대법관, 진보 성향 흑인 여성 대법관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이다. 두 사람은 이번 판결 과정서 서로 이름까지 거론하며 비난하는 이례적 상황도 연출했다.
토머스 대법관은 이날 보충 의견에서 “개인은 각자의 고유한 경험, 도전, 성취의 총합”이라며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직면하는 도전이 아니라 어떻게 이에 맞설지에 대한 그들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잭슨 대법관의 인종 중심적(race-infused) 세계관은 단계마다 실패한다”고 원색적인 비난 발언을 이어갔다. 토머스 대법관은 어퍼머티브 액션을 통해 로스쿨에 입학했지만, 취업 과정서 정책 수혜자들에 대한 편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잭슨 대법관은 토머스 대법관이 보충 의견에서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자 굳은 얼굴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그는 토머스 대법관에 대해 “인종이 지원자들의 고유한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저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전체적인 이해를 능가하는 인종 의식에 대한 집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종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은 인종과 연결된 차별을 해결하기는커녕 보는 것도 거부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