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강연을 다니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좋아하는 일을 할까요, 아니면 잘하는 일을 하나요’입니다. 해 보지도 않았는데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 어떻게 압니까. 이것저것 많이 부딪쳐 보라고 말하죠.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다고요. 어느 순간에 좋아하는 것을 잘하고, 또 잘하는 것을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신간 ‘일의 본질’의 저자인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6월 2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해라, 그것이 진정한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일의 본질은 ‘왜 일하는가’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일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죠. 그런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 찾습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앞서 31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며 시스템반도체·휴대폰 등을 개발한 데 이어 학교(성균관대)로 옮겨 올해로 10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반도체공학회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내년 8월이면 학교에서 정년퇴임이다. 삼성에 다닐때 낸 책(엔지니어, 세상의 중심에 서라) 외에 이번이 회사와 학교 생활을 정리하며 내놓은 첫 책이다.
그는 오랜 직장 생활과 학교에서의 경험을 통해 행동의 준칙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라’와 함께 ‘일의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라’,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 ‘평생 공부하라’,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라’ 등이다.
그는 “직장 생활을 통해 얻는 것은 두 가지로, 바로 돈과 경험입니다. 제가 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고 다양한 대외 활동은 회사·학교 경험의 결과입니다. 제 개인을 위해 열심히 일해 경쟁력을 키운 결과죠.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라’는 이유입이다”고 말했다.
MZ 등 새로운 세대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지 않나는 지적에도 그는 단호했다. 그는 “삶과 일은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잘하는 일이 생기면 그 일에 몰입하고 되고 그런 일이 즐거우면 삶이 바뀌어요”라는 것이다. 이어 “열심히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죠. 진정한 열정은 바로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책에서 제시한 주요한 직장인 자세 가운데 하나는 ‘상사에게 절대 맞서지 말라’이다. 그는 이에 대해 “인간 관계도 장기적으로 봐야 합니다. 인간 관계의 핵심은 ‘역지사지’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해결책이 보이죠”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부하직원이 상사를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31년 삼성맨 출신으로 최근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애정과 걱정도 풀어냈다. “지금의 우리는 앞선 선배들이 해놓은 것의 결과에요. 지금 세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한국이 결정됩니다.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 이루겠다는 각오로 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