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스포츠센터 수영장 여성 탈의실에 소방 점검을 이유로 남성 직원이 들어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이들과 보호자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수영장 관계자는 "애들인데 어떠냐"고 대응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29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스포츠센터 여성 탈의실에 남성 직원이 들어왔다. 당시 초등학생 7명이 탈의 중이었다. 당시에는 2차 성징이 끝난 아이들도 옷을 갈아입는 중이었다.
8살 딸이 수영복을 입는 것을 돕던 A씨는 "소방시설을 고친다며 남자가 사다리를 들고 들어왔다"면서 "다 벗고 있던 어떤 아이가 남성과 정면으로 마주친 뒤 안으로 뛰어갔다. 아이가 남자와 마주친 것도 충격이었지만 혹여 미끄러운데 넘어질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한 보호자들은 "나가달라"고 항의했지만, 남직원은 재단의 허락을 받고 소방 점검을 들어왔다며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A씨는 탈의실 중앙까지 들어온 남직원 말고도 탈의실 입구에 있던 직원 2명이 탈의실 안을 응시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일을 알게 된 보호자들이 스포츠센터 안내데스크에 재차 항의했지만, 데스크 직원은 "아이인데 뭐 어떠냐"고 대답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아이의 어머니는 "10살이면 아빠한테도 신체를 보여주길 조심스러워하는 나이"라며 "아이들은 (불쾌감을) 표현해야 하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공포감부터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수영장이 있는 스포츠센터는 재단과 계약한 사업자가 운영하며, "애들인데 어떠냐" 고 말한 직원 역시 재단 소속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소방 점검은 재단 건물의 화재 수신기 교체 작업을 진행하던 중 스포츠센터로부터 가능한 작업 시간을 안내받아 용역업체 직원들이 진행했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스포츠센터에서는 여성 직원이 먼저 들어가서 탈의실 안에 들어가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며 "민원인들과 소방 점검 기사, 스포츠센터 직원 사이에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내용이 명확해지면 강하게 조치할 것이다. 사전 공지나 이용자가 없는 시간에 작업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작경찰서는 관련 신고를 접수한 뒤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 점검을 하러 들어간 직원들이 사람이 있는지 모르고 들어갔다고 하는 것 같다. 직원 한 명은 아동들이 들어가기 전에 들어갔다고 한다"면서 "성적 목적이 있었는지 고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