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에서 혹파리떼가 출몰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가득 슬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9일 SBS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한 새 아파트에서 거실·주방 등 벽면이 온통 곰팡이로 뒤덮인 실태를 보도했다. 벽면을 뜯자 곰팡이와 함께 물이 고여 있는 집도 있었다.
입주민은 “(곰팡이가 핀) 방에서 악취가 나서 아예 사용을 못하고 있다”며 “곰팡이일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남편은 처음에 대리석이라고 착각하더라”라고 피해를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습기가 붙박이 가구 등에 붙은 곰팡이를 키우고 혹파리 애벌레는 이 곰팡이를 먹고 성충으로 자란다는 것이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시공사가 곰팡이 제거와 방역에 나섰지만 불편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곰팡이가 나오면 안 되지만 저희도 신이 아닌 이상 (곰팡이가) 발생을 한다. 성실히 AS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주민들은 방역 조치가 자세하게 결정된 바가 없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혹파리 문제가 발생해 철거한 가구들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무성생식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빠른 조치가 필요함에도 습기가 찬 지하 주차장에 폐가구를 쌓아뒀다. 되레 혹파리가 서식하는 데 좋은 환경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습기가 정체돼 있으면 곰팡이가 피기 좋은 환경이 된다. 건조하게 관리해야 유충과 성충 모두 말라죽는 것”이라며 “습기를 머금은 자재 설치 등 집 내부 습기 관리에 대한 시공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한편 전국 신축 아파트에서 발생하고 있는 혹파리는 국내에선 2008년 처음으로 보고됐다. 1971년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 곤충은 붙박이 가구의 곰팡이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성충이 발생하면 2~3개월 동안 꾸준히 나오는데 어마어마한 개체수로 인해 혐오감을 준다. 다만 아직까지 독성이나 알레르기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한 사례는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인천 지역 신축 아파트에서 다량 발생해 골머리를 앓았다. YTN은 그 원인으로 바닷가 인근인 인천의 고온다습한 환경을 꼽았다. 붙박이 가구의 재료인 파티클보드에 곰팡이가 피기 용이했고 이를 먹는 혹파리 유충이 유입돼 확산됐다는 추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