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손잡고 디지털 트윈 기술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랩스는 LX공사와 3일 해외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 확대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을 쌍둥이처럼 만들어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공간에서 분석·예측·최적화 등의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겉모습만 구현한 3D모델링과 달리 실시간으로 쌍방 피드백이 가능하다. 클라우드컴퓨팅·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시너지를 낸다. 원래 제조업에 주로 사용되다가 농업, 모빌리티, 항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일본, 호주, 캐나다 등에서 도시 단위로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와 LX는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트윈 기술 관련 해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네이버랩스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트윈 개발 솔루션인 '어라이크(ALIKE)'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3차원(3D) 모델을 통해 실제 도시와 똑같은 환경에서 가상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문제를 분석하고 재난을 예측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것을 예측된다.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소프트뱅크의 도심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에 적용되고 있다. 2020년 서울시와 협업해 서울 전역을 3D 모델로 제작해 인구 이동, 교통 상황, 드론 항공로,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디지털 트윈 서비스의 인프라 컨설팅, 구축 및 운영에 걸친 전 과정이 자사의 플랫폼 상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업을 벌여오며 탄탄하게 다져진 LX의 네트워크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LX는 토지 행정 경험과 인프라를 토대로 개발도상국에 한국형 지적 제도와 국토공간정보사업을 전수해왔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중남미, 이집트,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3D 지적 및 디지털트윈 데이터구축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에도 참여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네이버의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5000억 달러(약 650조 원) 규모의 네옴 시티 조성 사업에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와 디지털 트윈 기반의 국가 디지털전환(DX)에 다각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구성하는 토후국 중 하나인 샤르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샤르자의 셰이크 사우드 술탄 빈 모하메드 알 카시미 왕자는 최근 네이버의 제2사옥 1784를 방문해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을 살펴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는 LX와 네이버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디지털 트윈 인프라를 구축하면 로봇이나 자율주행 등 파생 사업의 진출 기회도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