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쉬운 우리말로 경제 읽기] ‘'박스오피스'를 '매표소·관객'으로

<4> 영화





영화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에 ‘박스오피스’가 있다. ‘박스오피스’는 현재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없는 말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영화표를 판다는 것을 안다. 또 박스오피스는 관객이 가장 많이 보는 영화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1일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위는 엘리멘탈’이라는 식이다. 각각 ‘매표소’라든지, ‘관객·매출 1위’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영화계에서는 특히 외국어·외래어가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 등 외국 영화가 국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면서 이런 단어들도 그냥 눌러앉은 것이다. 대규모 비용을 투자한 영화를 ‘블록버스터’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초대작’이나 ‘초대형 영화’라는 우리말 순화어를 추천한다. 또 ‘트레일러’는 우리말 ‘예고편’이 더 쉽고 입에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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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이 극 중에 잠깐 특별 출연하는 것, 또는 그렇게 출연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카메오’가 있는데 이것도 ‘깜짝 출연’ 혹은 ‘깜짝 출연자’라는 말로 충분히 바꿔 쓸 수 있다. 기존의 영화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로 만들어낸 이야기를 뜻하는 ‘스핀오프’는 ‘파생작’으로 바꿔 쓰는 것이 이해하기 편하다. 이외에도 엔딩 크레디트, 쿠키 영상, 엑스트라, 로케이션, 시놉시스, 필모그래피 등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외국어·외래어가 많다.

물론 다소 애매모호한 표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의 결말을 미리 알려서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게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스포일러’라는 말이 있다. 국립국어원은 우리말 순화어로 ‘영화헤살꾼’을 제시하는데 표현 자체가 익숙하지는 않다.

기존의 작품 속 이야기보다 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는 ‘프리퀄’은 또 ‘전사편(前史篇)’로 다듬었다는데 이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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