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당 내에서 인기 및 비인기 지역구 간 출마 경쟁 양극화가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조직력이 강한 수도권 및 영남권 알짜 지역구에는 현역 의원 등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들이 깃발을 꽂기 위해 치열한 눈치 싸움을 전개하는 반면 열세 지역인 호남에는 출마하려는 현역 의원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공석인 36개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임명을 위한 공모를 마치고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했다. 조직위원장은 차기 총선의 공천 1순위로 지목되는 당내 요직이다.
심사를 진행하는 36개의 지역구 중 수도권이 26곳이다. 이 가운데 서울 마포갑·광진을, 경기 분당을 등 지난 대선 및 지방선거를 통해 여권 지지세가 확인된 주요 지역구에서는 조직위원장직 경쟁이 치열하다. 사고 당협인 마포갑의 경우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출마설이 도는 가운데 현역인 이용호·최승재 의원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양천갑도 각축 지역으로 떠올랐다. 당 최고위원인 조수진 의원이 양천갑 당협위원장으로 지역을 관리하고 있는 가운데 정미경 전 최고위원이 해당 지역으로 이사해 활동하고 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출마설이 나돌면서 현역 의원들과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반면 호남권 조직위원장직에 대한 여권 내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난달 30일에는 여당 내에서 유일하게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 의원이 전북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는 이례적인 일까지 있었다. 현재 정계 구도로는 호남 당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 현지 출마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여당에서는 ‘김기현 대표가 되살리려 하는 서진 정책의 불씨가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 대표는 5~6월 호남을 연달아 방문하며 서진 정책 재개 의지를 피력했지만 실행 여건이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의 한 지도부 인사는 “야당 시절 공석이었던 호남권 당협위원장 자리도 채워져 조직이 정비된 만큼 새 시도당위원장 인선을 마치는 대로 중앙당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