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증권사 부장까지 '주가조작' 개입…CEO들, 금감원 '군기잡기' 초긴장

'라덕연 사태' 가담 H증권 정황 발각되자

단순 CFD 문제서 임직원 연루 우려 전환

5일 간담회서 '채권 돌려막기' 관행도 도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한 증권사 부장급까지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 일당의 주가조작 작업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증권가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5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30여 곳의 최고경영자(CEO)들을 한 데 모은 자리에서 시세조종 관여, 채권 돌려막기 관행 등 최근 불거진 각종 잡음을 두고 일종의 ‘군기 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4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과 금융 당국 합동수사팀은 지난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의 혐의로 한 모(53) H증권 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부장은 고객 투자금 130억여 원과 증권 계좌 등을 라 대표 일당에게 빌려 주고 수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금융기관 직원이면서 사금융을 알선한 혐의도 있다.



한 부장은 H증권의 영업점에 근무하면서 라 대표 일당 관련 계좌를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H증권은 2주 전께 한 부장에 대해 대기발령을 내렸다.

관련기사



업계 관계자들은 한 부장 외에도 주가조작에 연루된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의 주가조작 관련 책임을 차액결제거래(CFD) 문제로만 좁혀 보던 시각이 점점 무너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5월 금감원 조사에서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외 키움증권 임원과 관련된 인사가 주가 급락일 이전에 일부 종목을 대량 매도한 사실이 밝혀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문 부원장 주재로 열리는 CEO 간담회 때 당국이 강한 경고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가 임직원들의 일탈 행위를 내부적으로 통제하지 못한 책임을 꾸짖고 엄벌 기조를 재차 강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나아가 채권형 랩어카운트·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관행 역시 간담회에서 질타를 받을 주제로 꼽았다. 실제로 금감원은 3일 돌연 관련 입장 자료를 내고 “확인된 위법 사항은 엄정 조치하고 다른 증권사도 추가로 선정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5월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해 관련 검사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달 말부터는 한국투자·유진투자증권(001200)을 상대로도 2주간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금감원은 5월에도 KB증권이 “만기 불일치 운용은 불법이 아니고 손실을 덮을 목적으로 다른 증권사와 거래하지도 않았다”는 입장문을 내자 이례적으로 바로 다음날 반박 형식의 자료를 낸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법상 금지하는 고유재산과 랩어카운트·신탁재산 간 거래, 손실 보전 등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경환 기자·김남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