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설계부터 품질관리까지 총체적인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시공사인 GS건설(006360)과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GS건설은 사고가 난 단지 전체를 재시공한다고 발표했다.
GS건설은 5일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사과문을 내고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공사로서 책임에 통감한다”고 밝혔다.
GS건설 측은 “입주예정자가 느낀 불안감과 입주 시기 지연에 따른 피해와 애로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입주예정자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첫 번째 사과문에서는 부분 재시공 및 금전보상 방안을 내놓았다가 2시간 만에 입장을 변경, 단지 내 아파트를 모두 철거한 뒤 전면 재시공하는 수습안을 다시 제시했다.
사고가 난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17개동, 총 1666가구 규모이며 당초 오는 10월 완공과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추후 국토부로부터 등록말소 등 강력한 처분이 나올 것을 대비해 전면 재시공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면 재시공시 최소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건물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도 취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당사가 설계를 직접 발주한 것은 아니지만 보강근이 결여된 이례적인 설계에 대해 크로스체크 등을 통해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했다”며 “붕괴를 막지 못한 것은 GS건설 답지 못한 부끄러운 실수이며 더욱 설계관리를 강화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조경 시공 관련해서도 “기본 원칙을 지키지 못했거나 기타 실수를 저지른 점도 깊이 반성하고 역시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고 말했다.
시행사인 LH도 이번 사고에 대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발주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토부 사고조사 결과와 현재 LH가 대한건축학회에 의뢰해 입주자 참여하에 진행 중인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포함한 사고 수습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LH가 발주하고, GS건설 등이 시공을 맡은 이 아파트 건설현장서에서 지난 4월 29일 지하주차장 지붕 구조물 970㎡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구조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철근(전단보강근)이 필요한데,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기됐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시공 과정에서는 철근이 추가로 빠졌다. 기둥 32곳 중 붕괴해 확인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빠졌다. 여기에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지하주차장 위로 식재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쌓으며 하중이 더해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설계에는 토사를 1.1m 높이로 쌓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