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집값이 한 달 넘게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상승세가 두드러진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경매 낙찰가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울 대표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지난해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감정가가 오히려 시세보다 높자 경매 참여자들이 외면하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81.0%로 전달(81.1%)에 이어 또다시 8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는 5개월 연속 70%대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수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경매로 나온 물건 가운데 낙찰된 비율을 의미하는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8.0%로 여전히 전국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보다 아파트 낙찰률이 낮은 곳은 인천(25.6%), 전남(22.9%), 충북(21.1%)뿐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경매 참여 수요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먼저 상승 전환한 강남 3구는 감정가와 비슷한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이어지며 서울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1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대우유로카운티’ 전용면적 121.5㎡는 감정가 25억 원보다 1000만 원 높은 25억 1000만 원(낙찰가율 100.4%)에 매각됐다. 현재 매매 최저 호가는 28억 원으로 낙찰가가 3억 원 가까이 저렴했다.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전용 74.4㎡는 4월 감정가 28억 4000만 원에 1회 유찰된 후 지난달 22억 7000만 원에 시작한 두 번째 경매에서 27억 7950만 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97.9%)이 감정가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6월 강남 3구에서 진행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4.1%로 서울 평균보다 높은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집값이 급락했던 노도강은 6월 아파트 경매 물건 25건 가운데 단 4건(16.6%)만 낙찰되는 등 전혀 다른 분위기다. 감정가가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에 책정돼 현 매매 시세보다 상당히 높은 점이 영향을 줬다는 게 경매 업계의 분석이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전용 41.3㎡의 올해 3월 첫 경매 당시 감정가는 5억 6800만 원으로 당시 시세 3억 5000만~6000만 원보다 터무니없이 높았다. 이후 두 번의 유찰 끝에 올해 6월 감정가 대비 40% 하락한 3억 6350만 원에 경매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응찰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10억 1300만 원에 감정가가 책정된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 전용 84.9㎡ 역시 5월 처음 유찰된 데 이어 지난달 8억 1000만 원에 시작한 경매에서도 응찰자를 찾지 못했다. 이 단지 매매 호가는 현재 8억 2000만 원 수준이다. 서울은 1회 유찰 시 경매 시작가가 낮아지는 비율은 20%다. 한 차례 유찰되면 다음 경매에서 최저 가격이 감정가의 80%, 두 차례 유찰되면 64%, 세 차례 유찰되면 51%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는 있지만 강남과 달리 서울 외곽 지역은 1년 가까이 전 책정된 감정가가 여전히 매매 시세보다 훨씬 높다”며 “이들 지역은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유찰이 반복돼 경매 시작가가 시세보다 낮아진 사례만 낙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