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의약품 도매 업체인 지오영이 매각 대상에 올랐다. 최대주주인 글로벌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은 2019년 1조 1000억 원에 인수한 지 4년 만에 매각 검토에 나섰으며 한편으로는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지오영의 현재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조선혜지와이홀딩스로 지분 99.17%를 보유 중이다. 블랙스톤이 지주사의 약 71% 지분을, 지오영 공동 창업자인 조선혜 회장과 이희구 명예회장이 각각 22%, 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블랙스톤이 단일 최대주주이지만 실제 경영은 조 회장이 맡고 있다. 그간 수차례 사모펀드(PEF) 투자자를 갈아치우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유지해온 조 회장 측이 이번 매각 과정에서 실제로 지분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지오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 2295억 원, 영업이익 761억 원을 기록했다. 전국 약국의 80%를 거래처로 확보한 국내 의약품 도매 1위 사업자이며 2위인 백제약품의 지분도 25%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오영의 매각가가 1조 원 중반에서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오영은 2002년 숙명여대 약대 출신으로 인천병원 약제과장을 거쳐 성창약품이라는 도매상을 세운 조 회장과 중학교 국어교사를 하다 대웅제약 영업본부장에 이어 동부약품을 인수한 이 회장이 손잡고 창업했다. 설립 초기 지분을 투자했던 SK글로벌의 계열사 케어베스트부터 연합약품·청십자약품·유니온약품·케어캠프 등 전국의 크고 작은 도매상을 인수하며 현재는 22개의 관계사를 두고 제약사와 병원·약국을 잇는 중간 거점으로 성장했다.
2009년부터는 인수합병 전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PEF와도 손잡았다. 골드만삭스 계열 사모투자 조직인 골드만삭스PIA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받았고 당시 투자를 맡은 안상균 대표가 골드만삭스를 나와 차린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2013년 지분을 되팔았다. 2019년에는 글로벌 1위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에 1조 1000억 원의 가치로 지분을 팔면서도 경영권을 보장받는 거래 조건을 관철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