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최근 열린 한중일 교류 행사에서 세 나라의 인종적 특징을 강조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벌어졌다.
환구시보 위챗 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왕 위원은 지난 2·3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일 협력 국제포럼 행사장에서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외빈들과 환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중일 협력이 아시아와 세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던 중 “중국·일본·한국 친구들이 미국에 가면 그들(미국인들)은 누가 중국인이고 일본인이고 한국인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유럽에 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 위원은 “아무리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코를 뾰족하게 다듬어도 구미인은 될 수 없고 서양인이 될 수 없다”며 “자신의 뿌리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한중일 3국 국민의 인종적 유사성을 들어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읽히지만, 인종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논쟁의 소지가 있다. 인종에 기반을 두고 협력하는 게 차별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례브리핑에서 “우리가 강조하려는 것은 중일한 3국은 응당 상호 신뢰를 강화하고, 진정한 다자주의와 개방적 지역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을 냉전이나 열전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어떠한 언행에도 반대하고, 지정학적 충돌과 집단적 대립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반대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