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추석 연휴 부산의 한 빌라에서 이웃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피고인에게 검찰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5일 오후 부산고법 형사 2-3부 심리로 열린 A씨의 살인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하고, 전자장치 30년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웃에 거주하던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했고, 참회나 반성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며 “1심에서 선고 받은 무기징역은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2일 낮 12시 49분께 자신이 살던 부산 부산진구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 B씨와 10대 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B씨는 피를 흘린 채 거실에 있었고, 딸은 자신의 방에서 시신 일부가 불에 탄 채 발견됐다. 다른 방에서 잠을 자다 깬 10대 아들 C군이 이를 발견하고 이웃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신고했다.
C군은 당시 “A씨가 건넨 도라지 물을 마시고 15시간이나 잠이 들었다”며 “눈을 떠보니 어머니와 누나가 모두 살해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이런 범행 일체를 부인했으나, 1심 재판부는 A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가 평소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면서 “어디 가서 도둑질하든지, 사람을 죽여서라도 돈을 마련해야지”라고 말한 통화 녹음 등의 증거도 인정됐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나는 (살인을) 하지도 않았다. 그 사람들을 해코지할 이유가 없다”면서 “나는 정말 안 했고, 너무 억울하다”며 오열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8월 16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