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한국·일본의 회의 참석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나토의 중심 역할을 하는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결속해 대(對) 중국 견제를 강화하려는 ‘이기적인 목적’을 품고 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점을 들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에 어울리기 위해 두 국가가 보다 긴밀한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를 “근시안적인 조치”라고 비판하며 “중국의 강력한 반대를 촉발하고 지역 국가들의 경계를 고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특히 한국과 일본 정상이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최될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 회담에 나서는 것에 주목했다. 한국이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밀착하며 중국에 맞서기 위한 미국 주도의 소규모 파벌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뤼차오 한반도 전문가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전차에 탑승하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행위”라며 “그들이 미국의 중국 봉쇄에 앞장선다면 이에 맞서는 중국의 대응책 역시 가장 먼저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나토가 일본 도쿄에 아시아 최초 연락사무소 개설을 추진하는 것에도 미국의 중국 견제 야심이 반영됐다고 비판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대학 교수는 “나토 동맹은 주로 대서양 지역 안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패권을 목적으로 동맹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조직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나토의 도쿄 사무소 개설 방안은 이번 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회원국인 프랑스의 반대에 부딪혀 연내 결정하는 방향으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