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수사 당시 장시호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임의 제출한 태블릿PC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10일 최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인도 소송 1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해당 태블릿PC는 최씨의 조카 장씨가 2017년 1월 특검에 임의 제출했다. 당시 장씨는 검찰 수사 중인 최씨의 부탁으로 자택 금고에 있는 현금과 주식, 각종 문서와 함께 태블릿PC를 보관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원고는 태블릿PC의 소유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헌법에 보장된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불리한 증거물을 부인한 것일 뿐 민사 소유권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며 “국가는 최씨가 2016년 10월 장씨에게 이를 건네주면서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하지만 섣불리 원고가 소유권을 포기했다거나 증여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번에 최씨의 소유권이 인정된 태블릿PC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총 2대의 태블릿PC 중 하나다. 나머지 한 대는 JTBC가 입수해 수사기관에 임의 제출했다가 최씨의 소송으로 법원에서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관련 소송은 현재 검찰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최씨는 태블릿PC가 모두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언론에 의해 내 것으로 포장돼 감옥까지 갔으니 정말 내 것인지 확인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블릿PC를 돌려받은 뒤 실제로 자신이 사용했는지 검증해 이른바 ‘특검 조작설’을 증명하겠다는 취지다.